중장거리 노선 특화···아시아나 화물 인수 유력후보대한항공 미주 여객노선 일부 반납 시 수혜 가능성수천억 실탄 마련은 부담···항공화물 업황도 변수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등 국내 LCC 3곳은 최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재무적 부담을 이유로 인수전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 평가받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몸값은 약 5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인수전에서 가장 앞서 있는 사업자는 에어프레미아다. 국내 유일한 중장거리 전문 항공사인데다 화물사업 확대에 대한 의지가 크기 때문이다.
에어프레미아의 국제선 화물사업은 지난 2021년부터 2년간 가파르게 성장해왔다. 싱가포르, 호찌민, 방콕, 키르키즈스탄 노선의 화물전용 부정기편을 시작으로 현재는 미주와 유럽노선까지 진출한 상태다.
수하물과 우편물을 제외한 에어프레미아의 순화물량은 지난 1월 929톤이었지만 9개월 만에 1806톤으로 급증했다. 특히 에어프레미아는 화물사업 매출액의 절반을 미주노선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유럽노선의 화물 매출 비중도 30%에 달하는 등 중장거리 노선 비중은 80%에 달한다.
에어프레미아는 전체 매출액의 10% 수준인 화물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다. 중장거리 화물노선의 매출 비중이 높다는 점과 화물사업 확장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에어프레미아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을 품을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에어프레미아는 미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에서도 대한항공의 구세주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진다. 에어프레미아의 항공기는 전부 장거리 기종인 보잉 787-9 드림라이너(5대)이고, 주력노선은 미주노선이다. 대한항공이 일부 반납할 여객노선과 슬롯을 넘겨받을 수 있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는 얘기다.
에어프레미아와 티웨이항공을 제외한 국내 LCC들은 대부분 일본, 중국,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에 집중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유럽 여객노선 일부를 넘겨받을 것으로 보이는 티웨이항공도 장거리 기재는 3대 뿐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10월 국적사로는 31년 만에 인천~LA 노선에 취항한 항공사다. 이후 올해 5월 인천~뉴욕 노선에도 취항해 현재 2개의 미주노선을 주 10회 운항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에어프레미아의 국제선 누적 탑승객 수는 51만3000여명으로, 이 가운데 30.5%를 미주 노선으로 채웠다. 특히 에어프레미아의 인천~LA노선은 취항 이후 약 1년간(9월말 기준) 519회를 운항해 13만7505명이 탑승했고, 평균 탑승률은 85.7%를 기록했다.
에어프레미아는 내년 보잉 787-9 드림라이너 항공기 4대를 추가 도입하고 흑자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현재 에어프레미아가 추가 취항을 검토 중인 장거리 노선은 샌프란시스코 등 미주 거점 지역이다. 대한항공이 반납하는 미주노선을 넘겨받을 경우 매출액 목표(2028년 1조1500억원)를 조기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어프레미아는 장거리 노선에서 출혈경쟁을 할 위협요인이라기보다 미국‧유럽 여행시장을 이끌 선의의 경쟁자"라며 "오래전부터 사우스웨스트항공 효과는 항공시장의 중요한 선순환 모멘텀이었고, 다양한 가격대와 시간대의 공급 확대는 오히려 신규 수요를 유입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언급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 효과란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신규 취항한 노선의 항공운임은 하락하고 항공 이용객이 증가하는 효과를 뜻한다.
다만 에어프레미아의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인수를 단언하긴 어렵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를 가져가기엔 재무적인 여력이 크지 않아서다. 현재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1000억원 미만에 불과한 탓에 컨소시엄 구성 및 대규모 유상증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한 이유가 국내 항공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이기 때문에 외항사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기재의 높은 연령,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시 글로벌 네트워크와 전문 인력의 유지여부, 항공화물 운임 조정 등은 인수전의 변수"라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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