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3연속 동결···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내년 3차례 인하 시사···관심은 시기와 속도한은, 물가·가계부채 등 고려해 인하 고민 시작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4일(한국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5.25∼5.50%로 동결했다. 지난 9월과 11월에 이어 3차례 연속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긴축 국면에서 기준금리가 정점이나 그 근처에 도달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사실상 금리 인상 중단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공개한 연준 경제전망 보고서에 포함된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 점도표를 언급하며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하지 않다는 게 FOMC 참석 위원들의 관점"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시장은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됐다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미국 뉴욕시장에서 다우지수는 300포인트 이상 급등했고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1.37% 오르며 지난해 1월 이후 약 2년 만에 4700선을 회복했다. 반면 미국 국채 급리는 급락했다. 통화정책 변화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같은 시간 4.44%로, 하루 전 대비 29bp나 떨어졌다.
관심은 연준의 인하 시기와 속도다. 연방공개시장위 위원들의 기준금리 예측값을 보여주는 점도표는 내년 말 4.6%를 예상했다. 현 기준금리 수준을 고려하면 3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한 셈이다. 지난 9월에는 이 수치가 5.1%였다.
연준의 점도표는 FOMC 위원 18명이 각자 생각하는 적정 금리 수준, 장래 금리 전망치 등의 정보를 점으로 표시한 그래프다. 연준의 미래 통화정책을 예측할 수 있는 가늠자로 받아들여진다.
미 통화정책의 기조 변화는 한은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2월부터 7차례 연속 동결을 결정한 한은이 통화정책을 결정함에 있어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한미금리역전폭 확대가 우려의 대상이었던 만큼 미국의 금리 인상 종료는 기준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이 사라졌음을 뜻하는 셈이다.
한은은 소비자물가가 완만한 둔화 흐름세를 보이며 물가안정목표(2%)로 수렴한다면 기준금리 인하를 주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의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때까지 긴출정책을 장기간 이어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국제유가와 근원물가 등의 영향으로 물가 하락세가 더뎌질 가능성과 가계부채 급증 등의 이유로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한은은 이날 오전 유상대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연준 인사들의 도비시(dovish)한 발언 등으로 미 국채금리가 상당폭 하락하는 등 시장에서 정책기조 전환 기대가 형성됐는데 이번 FOMC 결과로 이러한 기대가 좀 더 강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도 미 연준 통화정책 운용에 대한 관심이 금리인하 시점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며 "그 과정에서 금융·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수 있는 만큼 미국 물가·경기 흐름과 통화정책 기조 변화 등을 예의주시하면서 국내 경제,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잘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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