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국면 속 금융당국 수장 교체 부담 '추가 개각' 대상서 금융위원회는 제외될 듯
14일 관가와 금융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최근 금융위원장의 거취를 놓고 논의를 이어왔으며, 사실상 김주현 현 위원장에게 중책을 맡기는 쪽으로 가닥을 접은 것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대통령의 네덜란드 순방 후 공개될 추가 개각 명단에 금융위원장은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초 업계에선 정부가 금융위원장을 교체할 수 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주요 인사가 4·10 총선 출마를 위해 물러나는 것을 계기로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된 가운데 경제부총리에서 금융위원장으로 이어지는 '경제라인'도 개편함으로써 분위기 전환을 꾀할 것이란 분석에서다.
특히 정부가 임기 만료를 앞둔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단독 후보에 올려 검증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미 결론이 난 게 아니냐는 관측이 고개를 들기도 했다.
덧붙여 경제라인의 수장 격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에 행정고시 29회 출신 최상목 전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이 낙점되자 그보다 선배인 김 위원장(행시 25회)은 자연스럽게 물러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었다.
그러나 정부는 국내외 시장 국면을 고려했을 때 당국 수장 교체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에 한 발 물러선 것으로 감지된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악재로 국내외 시장이 연일 요동치고 은행 '횡재세' 도입,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상생금융과 같은 과제가 쌓인 와중에 핵심 인사를 바꾸면 대응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에서다.
여론을 의식하는 것으로도 읽힌다. 앞서 공매도 조치를 둘러싼 이견에 김 위원장의 입지가 흔들린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이를 놓고 업계에선 그 이유로 당국 수장을 경질시킨다면 정책 프로세스가 흔들리고 시장에 부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권 관계자는 "정부가 개각 폭을 고민하면서 금융위원장 교체 여부를 저울질한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현 시스템을 유지하자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안다"면서 "원래 총선 전까진 김 위원장에게 중책을 맡기기로 했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방향을 틀었다고 보긴 어렵다"고 귀띔했다.
이어 "과거에도 금융위원장의 행시 기수가 기재부 장관보다 높은 사례가 비일비재했다"면서 "김 위원장이 자리를 지킴으로써 두 기관의 관계가 불편해질 것이란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금융당국은 개각과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인사와 관련해선 따로 공유된 내용이 없으며, 당국 차원에서 관여할 일도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최근 취재진과 만나 "정무직은 일단 이 자리에 있는 동안 하는 것"이라며 "인사 발령이 떨어지면 발령이 나는대로 가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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