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유동성에도 복지부동 전략···부동산 침체기에 무리 안 하기로사업별 옥석 가린 후 일부 정리···'안방' 충청권, 정성욱 회장이 직접 챙겨"내후년 후 바라본다" 택지매입은 진행···수주·도급 사업은 리스크관리 우선
업계에 따르면 금성백조주택은 2024년에도 신규 사업 보다 기존 사업을 정리하는 데 집중한다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개발사업은 사업권 정리에 중점을 두고 움직인다. 도시 정비 등 도급 사업은 일단 전면 철수를 결정했다. 이 때문에 당분간은 신규 분양도 없을 가능성이 적지않다.
금성백조주택은 이미 올해부터 택지개발과 분양을 사실상 전면 보류하고 주택사업에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원가율 상승과 미분양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무리하게 자금을 쏟아부을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도시 정비 등 도급 사업은 전면 철수하기로 했다. 올해 6월 브릿지론 단계에 있던 서울 방이동 가로주택정비사업에서 190억원의 대위변제가 발생한 것이 철수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는 후문이다.
업계관계자는 "원래 금성백조주택은 자체 자금으로 택지를 사들여 개발 사업을 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을 선호해온 건설사"라면서 "주택상승기에 타사에서 영입된 인물들을 중심으로 사업을 벌였다가 큰 손해를 보자 정성욱 회장의 충격이 컸다고 들었다"고 했다.
본업인 택지개발은 옥석 가리기를 통한 사업권 정리를 진행하면서 2~3년 후를 내다본 택지매입을 동시에 진행한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사들여서 사업성이 없거나 미분양 우려가 큰 곳은 과감히 정리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있다
오너인 정성욱 회장도 직접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성백조주택의 기반인 충청권을 전담하는 조직을 회장 직속으로 신설하고 이를 통해 진두지휘하고 있다. 안방인 충청도에서 책임경영의 모습을 보여줘 자칫 흘러나올 수 있는 '위기설'을 원천차단하겠단 의도로 읽힌다.
저렴한 가격에 나온 신규 택지들은 새롭게 사들이는 모양새다. 특히 민간택지보단 공공택지 매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공공택지는 민간택지보다 공고가 이르게 진행돼 실제 착공까지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당장 사업을 무리하지 않기로 한 금성백조주택에겐 맞춤형매물인 셈이다.
실제로 올해 금성백조주택이 사들인 택지도 대부분이 공공택지다. 지난 5월엔 아산 모종샛들지구 내 체비지를 공매로 868억원에 샀다. 6월엔 자회사 대승글로벌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 '부산 명지지구 공동주택용지 B15블록'을 1426억원에 사들였다. 지난달엔 1988억원을 들여 '경산대임지구 공동주택용지 B4·5블록'을 토지리턴제로 확보했다. 토지리턴제는 매매계약 후 일정 기간이 지나 환불을 요구하면 계약보증금과 납부 금액을 돌려주는 조건을 말한다.
돈을 쓰기만 하고 벌어들이진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회사 자체에는 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금성백조주택의 유동자산은 4228억원에 달한다. 현금성 자산만 1200억원가량을 쌓아두고 있다.
오너2세인 정대식 부회장이 직접 챙기고 있는 비(非) 건설 분야에서의 성과도 나쁘지 않다. 금성백조주택은 이지스자산운용과 마스턴투자운용 등 자산운용사에 지분투자를 해 재미를 보고 있다. 벤처캐피탈(VC) 자회사인 라이징에스벤처스를 통해서는 각종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고 있다.
금성백조주택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정성욱 회장과 정대식 부회장은 본인들부터 법인차량을 없애고, KTX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그룹 내 세세한 일까지 챙기고 있다"면서 "기성액이 꼬박꼬박 들어오는 도급 사업도 지양하고, 신규 분양도 거의 없지만 회사 내 동요는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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