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4대 은행 LTV 짬짜미"···삼사보고서 발송은행 "단순 정보 공유일 뿐···산출방식 각자 달라""대출금리 담합 협의 없자 LTV로 몰고가는 모양새"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을 상대로 'LTV담합'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은행권은 '어불성설'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건물 담보 가치산정시 타행과의 정보공유는 이례적인 일이 아니며, 이로 인해 각 은행이 실질적인 이득을 실현한 것도 아닌 상황에서 공정위가 무리하게 정치적 행보를 한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최근 4대 시중은행의 담합 행위에 대한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발송했다. 심사보고서에는 이들 은행이 개인과 기업을 상대로 담보대출 업무를 하면서 거래조건을 짬짜미해 부당 이득을 취득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은행들이 물건별 담보인정비율(LTV) 등 대출에 필요한 세부 정보를 공유하면서 고객들에게 지나치게 유리한 대출 조건이 설정되지 않도록 담합을 벌였다는 게 골자다. 공정위에 따르면 농협은행 등 정보 공유에 가담하지 않은 곳은 이들 은행에 비해 금리가 높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은행들은 이 같은 의혹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선을 그었다. 담보물에 가치 산정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타행의 정보를 보는 것은 사실이나, 최종적인 대출 조건은 각사의 산출방식에 따른다고 반박했다. 실제 지난달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평균 가산금리와 우대금리는 국민은행이 3.59%와 3.21%, 신한은행이 1.66%와 1.17%, 하나은행이 2.94%와 2.79%, 우리은행이 3.29%와 3.02%로 집계됐다.
오히려 은행권은 이번 조사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금융권 경쟁 촉진 대책 마련' 지시 후 본격화 한 만큼, 공정위가 성과를 위해 무리한 조사를 진행하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은행권은 "특히 이번 LTV 담합 의혹이 조사 초기에는 '대출 금리 담합' 의혹이었지만 조사 과정에서 혐의가 밝혀지지 않자 이번 심사보고서에는 빠졌다"며 "대출금리 담합 근거를 찾지 못하자 LTV 정보 공유를 담합으로 몰고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은행들은 심사보고서를 받은 뒤 담보대출 관련 부서 등을 중심으로 정보 공유가 실제 대출 조건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소명할 계획이다. 만약 은행들의 LTV 담합 의혹이 인정될 경우 과징금이 수천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진실공방 과정이 치열할 전망이다. 은행들의 소명 이후 공정위는 4대 은행의 의견을 수렴해 제재 여부를 논의할 심의 일정을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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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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