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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한-미 당국의 엇갈린 선택···美는 되고 韓은 안된다

증권 증권일반 비트코인 ETF 혼란

한-미 당국의 엇갈린 선택···美는 되고 韓은 안된다

등록 2024.01.18 09:53

안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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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현물ETF, SPY 거래량 넘어서며 성공적으로 데뷔거래 준비하던 국내 증권사들, 금융위 '불허' 결정에 당혹일부 증권사, '비트코인 선물ETF' 거래 중단 검토하기도

한-미 당국의 엇갈린 선택···美는 되고 韓은 안된다 기사의 사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 10일(현지 시각)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정식 승인한 가운데, 국내에서는 금융당국이 비트코인 현물 ETF와 관련한 투자 불가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SEC는 지난 10일 성명을 통해 비트코인 현물 ETF 11개를 일괄 승인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3년 윙클보스 형제가 SEC에 '윙클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를 접수한 이후 약 10년 만이다. 그간 SEC는 2013년부터 총 12건의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을 줄줄이 거부해왔다.

앞서 SEC는 암호화폐는 발행사가 없으나 증권성을 보유하고 있고, 사기 및 시세 조작에 대한 감시가 부족하다는 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금융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비트코인 현물 ETF를 반려해왔다.

겐슬러 SEC 위원장은 이번 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 배경으로 지난해 8월 그레이스케일이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한 것을 언급했다. 다만 겐슬러 위원장은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하지만, 비트코인을 승인하거나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과 가치가 연결된 상품에는 수많은 위험이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승인된 비트코인 현물 ETF는 ▲Ark 21 Shares Bitcoin Trust ▲iShares Bitcoin Trust ▲Bitwise Bitcoin ETF ▲Wise Origin Bitcoin Trust ▲Franklin Bitcoin ETF ▲Wisdom Tree Bitcoin Fund ▲Grayscale Bitcoin Trust ▲Invesco Galaxy Bitcoin ETF ▲Valkyrie Bitcoin Fund ▲VanEck Bitcoin Trust ▲Hashdex Bitcoin ETF 등 총 11개다.

이들 비트코인 현물 ETF는 거래 첫날인 지난 11일(현지 시간)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하루 거래액이 (약 6조원(46억 달러)에 달했다. 이중에서도 그레이스케일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의 거래량은 5489만7000건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증권사들 역시 발빠르게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준비했으나, 금융당국의 '불허'에 제동이 걸렸다.

금융위원회는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과 관련해 "국내 증권사가 해외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개하는 것은 가상자산에 대한 기존의 정부 입장 및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며 불허했다.

당국은 비트코인 현물 ETF가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른 투자 중개 상품의 라이선스 범위 밖 상품이라는 판단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ETF는 기초자산인 지수를 따라가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초자산으로는 금융투자상품, 국내외 통화, 농축산 일반상품, 신용위험 또는 그 밖의 합리적인 방법에 의해 가격·지표 등 단위 산출이나 평가가 가능한 위험만 인정하고 있다.

주가지수나 채권지수, 금·원유 등 원자재와 파생상품 가격 등은 ETF의 기초자산이 될 수 있지만, 제도권 밖의 디지털 자산인 비트코인 현물은 자본시장법상 기초자산 범주에서 벗어나 있다. 이에 당국은 비트코인이 기초자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보고있는 것이다.

금융위는 "'가상자산의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올해 7월 시행을 앞두고 있으며 규율이 마련되고 있고, 미국 등 해외사례도 있는 만큼 추가로 검토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당국이 비트코인 ETF 거래를 승인할 의지가 없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금융당국의 제동에 따라 금투업계는 혼선을 빚기도 했다. 일부 증권사들은 기존 거래하던 비트코인 선물 ETF 조차 제한하기도 했다. 일례로 KB증권은 지난 12일 "가상자산 선물 ETF의 신규 매수를 제한한다"는 공지를 게시했다가 해당 공지를 철회하고 몇 시간만에 다시 거래를 재개했다. KB증권 뿐 아니라 타 증권사들 역시 비트코인 선물 ETF 거래 중단 여부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는 비록 국내에서는 거래가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이번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은 비트코인을 제도권 시장으로 인정했다는 의미를 내포한다고 해석했다.

전균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그동안 비트코인의 높은 변동성과 비제도권 거래 특성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보였던 SEC가 가상자산 시장으로 제도권 자금이 투입 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 줬다"며 "비트코인 실물 ETF의 등장은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접근성과 편의성을 개선할 수 있는 계기로 인식된다"고 말했다.

신영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직후 단기간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실수요는 시장 예상 보다 저조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물 ETF는 헤지펀드, 연기금, 독립투자자문사(RIA) 등 제도권의 대규모 자본의 유입 기회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이번 SEC의 결정은 국내 ETF 시장에 당장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국은 아직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규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나 검토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거래소마다 다른 가격 차이로 인해 국내 상장을 당분간 불허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한국과 미국의 법 적용 체계 등이 다르기 때문에 비토코인 ETF 거래를 바로 허용하기는 어렵다"며 "금융시장의 안정성, 금융회사의 건전성 및 투자자 보호와 직결된 만큼 이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안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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