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전기차 수요에 배터리셀·소재 업체 '어닝쇼크'2차전지 지수 지난해 8월부터 40% 넘게 하락해"상반기 실적 반등 어려울 것" 증권가 부정적 전망 내놔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지난해 1월 2일부터 7월 31일까지 66.85%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상승률은 17.72%, 37.79%에 그쳤다. 사실상 2차전지가 독주하는 시장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후 상황이 반전됐다. 지난해 8월 1일부터 12월 28일까지 4개월 동안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30.39% 하락해 테마 지수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4달 동안의 등락률인 점을 감안하면 오를 때만큼 빠른 속도가 주가가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올해 들어서도 하락세는 이어지고 있다.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1월 2일 기준가인 5424.55에 비해 14.64% 떨어진 4630.20으로 18일 장을 마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 코스닥은 각각 8.10%, 3.03% 하락했다.
KRX 2차전지 TOP 10 지수의 구성 종목은 배터리셀 기업으로 분류되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에 들어가는 소재인 양극재 기업 ▲LG화학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코스모신소재, 배터리 분리막을 생산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이다.
이 같은 하락세의 배경은 실적 부진이다. 전기차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배터리셀과 소재를 가리지 않고 2차전지 관련 사업 전반이 수요가 둔화됐다.
리튬가격의 하락도 악재로 작용했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양극제에 쓰이는 핵심 원재료 중 하나다. 리튬 가격이 하락하면서 양극재의 가격은 하락한 반면 미리 원재료를 구입했던 양극재 기업들의 수익성은 악화했다.
지난 9일 LG 에너지 솔루션이 발표한 잠정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3382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42% 하회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다른 업체들의 전망도 밝지 않다.
특히 지난해 주가 상승폭이 컸던 양극재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양극재 수출량은 전월보다 10.9% 하락한 1.5만톤으로 2021년 11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양극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높아진 재고평가손실도 발목을 잡았다.
대표적인 양극재 기업인 엘앤에프는 지난 15일 시장 전망치를 한참 밑도는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시장은 4분기 영업이익이 2874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280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4분기의 큰 적자폭 때문에 엘앤에프는 1~3분기간의 영업이익을 모두 반납하고 지난해 연간 22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증권가는 단기간에 실적을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박진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4분기 배터리 평균 판가는 약 10% 하락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올해 1분기에도 배터리 가격 하락은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유럽 주요국이 보조금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면서 유럽 시장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졌다"고 말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양극재 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률에 대한 시장 전망치는 3.3%로 집계됐지만 최근의 메탈가격 하락과 고객사 구매 물량 감소로 인해 기대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며 "메탈가격 하락 영향이 양극재 업체들에게는 2분기 중순까지, 셀 업체들에게는 3분기 초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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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류소현 기자
sohyun@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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