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단절로 매매시장 차분한데, 건설사들 정비사업 물밑 홍보전은 후끈여의도‧강남‧한남‧노량진 등 한강변 선점 노려···송파도 줄줄이 시공사 선정삼성물산vs현대건설, 왕위 쟁탈전하나···압구정‧한남뉴타운서 대결 가능성↑
최근 정비업계에선 건설사 간 치열한 눈치싸움이 한창이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은 경쟁입찰이 성사되면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고 패자는 홍보전‧제안서작성 등 그간 투입한 비용을 모두 잃는 '제로섬'게임이다. 이 때문에 각 현장마다 예상경쟁상대가 있는지, 승산이 얼마나 되는지를 두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것.
특히 올해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시공사선정을 하는 대어급 현장이 많아 더욱 긴장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신반포2차와 영등포구 여의도한양, 한남뉴타운 4‧5구역, 노량진1구역 등이 올해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송파구에서도 10여개의 단지가 시공사 선정을 준비 중이다. 압구정3구역과 2구역 등도 이르면 올해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시공사를 선정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서울시에서 시공사 선정시기가 앞당겨 진 것도 건설사들이 도시정비사업에 다시 눈을 돌리게 된 계기로 꼽힌다. 서울시는 지난해 3월 조례를 개정해 시공사 선정 시기를 조합설립 직후로 앞당기기로 했다. 조례는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됐고, 실제로 적용된 것은 세부기준이 마련된 9월부터다. 이전까진 사업시행계획을 서울시로부터 인가받아야 시공사 선정을 할 수 있었다. 업계에선 조례안 개정으로 강남권에서만 30여 곳의 단지가 수혜를 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어급현장 다수가 시공사 선정절차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건설사 간 경쟁입찰 성사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노량진1구역에선 GS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대결가능성이 크다. 여의도한양에선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맞대결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10여개의 단지가 시공사 선정을 앞둔 송파구에선 10대 건설사 대부분이 정보전을 펼치며 대결가능성을 가늠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두 업체 모두 한남4구역과 압구정3구역 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서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2015년 이후 한 번도 대결을 펼친 적이 없다. 지난해 울산지역 재개발 대어인 B-04구역에선 눈치싸움 끝에 컨소시엄을 결성해 공동수주 했다.
한남4구역은 두 업체의 대결성사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삼성물산은 한남뉴타운 내에 래미안 단지를 확보겠다는 의지가 크다. 현대건설은 맞붙은 한남3구역과 함께 대규모 디에이치타운을 만들겠다는 욕심을 가지고 있다.
압구정3구역은 상징성과 입지측면에서 군침이 도는 단지다. 현대건설은 올해 초 신반포2차와 압구정 일대 재건축 수주를 위한 전담 영업팀인 '압구정TFT'를 출범시켰다. 삼성물산도 김상국 건축주택총괄부사장이 최근 압구정2구역과 3구역을 방문하는 등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현하고 있다.
치열한 물밑 홍보전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매매시장은 아직까지 잠잠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내 아파트거래량은 지난 8월(3899건) 이후 매달 감소했다. 지난달엔 1672건에 그쳤다.
가격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1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월 셋째 주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아파트 값은 전주대비 0.04% 내렸다. 수도권도 0.06% 떨어지며 전주와 같은 낙폭을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높은 공사비와 고금리 때문에 재건축‧재개발 호재가 가격이나 거래량에 끼치는 영향이 제한되고 있다고 봤다. 김제경 투미부동산 대표는 "강남권과 같이 일부 사업성이 좋은 단지를 제외한 대다수 단지가 분담금 부담 때문에 사업에 속도를 못 내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단지의 호재가 다른 단지로 퍼지는 연쇄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이라면서 "입주물량 감소로 전세가격이 오르고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 재개발‧재건축도 더욱 힘을 받아 시장에 활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jim332@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