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준감위원장은 지난 2022년 1월 공식 일정을 시작하며 "지배구조 개선 문제는 삼성이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를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했으나 지난 2년 동안 이를 해결할 개선책은 내놓지 않아 아쉬움으로 남는다.
삼성의 지배구조는 이재용→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진다. 이재용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1.63%에 그쳐 삼성전자를 간접 지배하고 있을 뿐이다. 지배구조가 취약한 만큼 헤지펀드의 공격 대상이 될 여지가 크다.
삼성물산은 삼성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으나 어디까지나 '역할'만 할 뿐이다. 준감위 1기가 출범한 2020년 물산·전자·생명 3개 사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지배구조 개편 용역을 의뢰했으나 각종 시나리오만 제기됐을 뿐 뚜렷한 결과물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직접 지배를 못하고 있다는 뜻은 지배구조가 취약하다는 의미다.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으나 생명이 전자 지분을 강제로 줄여야 하는 삼성생명법도 발의된 바 있다.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면 앞으로도 삼성의 지배구조가 흔들릴 여지가 남아 있는 것으로 '주인 없는 회사'로 전락할 위기가 여전한 셈이다.
이재용 회장은 2022년 부회장 승진 후 10년 만에 회장에 올랐다. '셀프 승진'이라는 비판도 있었으나 회장 승진은 어디까지나 시간문제였을 뿐이다. 부회장 시절에도 삼성전자의 의사 결정권을 쥐고 있었는데 삼성에는 공식적으로 Chairman(회장)은 없었고 Vice Chairman(부회장)이 최고 의사결정권자였다는 건 회사 위상과 맞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런데 등기이사에는 오르지 않았다. 4대 그룹 총수 중 등기이사에 오르지 않는 건 이 회장이 유일하다. 사법 리스크 부담이 있다고 해도 책임경영을 회피한다는 지적이다. 준감위 1기는 이재용 회장의 대국민 사과와 국정농단의 근본적 문제였던 승계와 관련해 '더 이상 없다'는 입장을 이끌어 냈다. 하지만 2기는 회장 왕관을 씌웠으나 책임경영까지는 이끌지 못했다.
준감위는 삼성 관계사에 '조언'을 하는 기구라 관계사가 준감위의 조언을 무조건 따를 필요는 없다. 다만 이재용 회장이 국정농단 사태 이후 삼성의 '신뢰 회복'을 목적으로 내세우며 출범한 만큼 영향력이 적다고 할 수 없다.
1기 위원장을 역임한 김지형 전 대법관은 일찌감치 '연임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찬희 위원장은 '평가를 받아 보겠다'며 사실상 연임 의사를 표현했다. 큰 이변이 없으면 위원장 직책을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 2026년은 삼성 준감위 6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결과물도 만들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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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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