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침해' 포시마크···'파죽지세' 네이버 커머스 발목 잡을까

'제자인 라이선싱', 포시마크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

패소할 경우 큰 피해 예상···수천억원 대 배상 가능성

"미국 시장서 흔한 유형의 소송···극단적 결말은 적어"

네이버의 해외 자회사 '포시마크(Poshmark)'가 특허 침해 혐의로 송사에 휘말렸다. 포시마크는 네이버 커머스 매출의 20%가량 차지하고 있는 '매출 효자'인데, 침해가 인정된다면 향후 해당 사업의 성장세는 한풀 꺾일 것이란 전망이다.

30일 정보 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미국 1위 중고거래 플랫폼 포시마크가 발광 신발 관련 특허관리전문회사(NPE) '제자인 라이선싱(Jezign Licensing LLC)'에게 특허권 침해를 이유로 고소를 당했다. 이와 관련 네이버 관계자는 "포시마크는 담당 범무팀이 따로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들이 포시마크를 법원에 제소한 이유는 포시마크가 제자인의 특허를 침해한 제품의 판매·유통을 금지하지 않아서다. 제자인 라이선싱은 꾸준히 모조품에 대해 강경 대응을 이어고 있는 상황인데, 나이키 등 글로벌 브랜드를 포함해 다양한 스포츠 브랜드를 상대로 지난 십여 년간 수차례 소송을 벌였다.

이에 업계에서는 소송 결과에 따라 네이버 커머스 매출에도 일부 영향이 있을 것이라 분석한다. 네이버 커머스의 지난해 3분기까지 5개 분기 매출을 살펴보면, ▲2022년 3분기 4583억원 ▲4분기 4868억원 ▲2023년 1분기 6059억원 ▲2분기 6329억원 ▲3분기 6474억원으로 집계됐다.

포시마크가 편입된 지난해 1분기부터 네이버 커머스는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이때 실적을 살펴보면 전체 매출 6059억원 중 1197억원이 포시마크에서 왔다. 커머스 매출의 1/5을 포시마크가 벌어 온 셈이다. 거래액은 11조6000억원을 기록했는데, 포시마크 거래액은 이 중 7000억원에 해당한다. 네이버 커머스는 포시마크 인수 효과로 전 분기 대비 24.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 발표한 지난해 3분기 해당 부문 매출은 6474억원이다. 전년 대비 41.3%나 올랐다. 최근 네이버는 광고 업황이 침체된 상황 속에서 주 수입원인 '서치플랫폼'이 저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커머스를 중심으로 다른 사업들이 견실한 성적을 내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번 소송에서 포시마크가 패소할 경우, 네이버 커머스의 성장은 제동이 걸리게 된다. 네이버가 2022년 말 포시마크를 인수할 당시 들인 돈은 약 1조7000억원이다. 투자금 회수도 못한 터라,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미국은 국내보다 처벌 규모가 크다. 미국에서 소송에 질 경우 실제 손해액보다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실제로 미국 내 소송에서는 수백억, 수천억의 손해배상액이 발생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특허 침해가 인정된다면 기업의 1년 치 매출에 해당하는 금액을 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다만, 이들이 아직까지 관련 소송에서 승소한 적은 없다. 앞선 소송전에서 대부분 합의나 철회로 종결한 만큼 이번 소송도 합의 마무리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간의 사례로 볼 때 패소하게 되면 타격은 크겠지만 미국 시장에서 관련된 소송은 흔히 이뤄지는 터라, 극단적인 결말이 나오는 경우도 적다"며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