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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싱가포르 정부는 LIG넥스원 주식을 왜 직접 샀을까

산업 중공업·방산

싱가포르 정부는 LIG넥스원 주식을 왜 직접 샀을까

등록 2024.03.13 15:06

수정 2024.03.13 15:27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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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지분율 11.47%···지주사 LIG·국민연금 이어 3대 주주'단순 투자' 명목에 우려 섞인 시선도···기술 유출·경영권 요구 등

싱가포르 정부가 사실상 LIG넥스원 3대 주주에 올랐다. 그래픽=이찬희 기자싱가포르 정부가 사실상 LIG넥스원 3대 주주에 올랐다. 그래픽=이찬희 기자

LIG넥스원의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이 유망 투자처로 콕 집자 싱가포르 '큰손'이 LIG넥스원 주식을 쓸어 담으면서 주가가 매섭게 치솟았다. 투자자들은 주가가 올라 좋겠지만 방산업체들은 싱가포르 정부가 싱가포르투자청(이하 GIC)과 함께 지분을 매입한 걸 두고 말이 많다. GIC를 통해 매입하면 그만인 것을 굳이 정부까지 나서서 지분을 늘리는 점이 이상하다는 것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정부와 싱가포르투자청(GIC)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7일까지 한국 유가증권시장에서 LIG넥스원 지분을 각각 5.09%, 6.37% 매입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26일부터 9거래일 연속 LIG넥스원 주식을 순매수했는데, 이 중 상당수가 GIC 매수 물량으로 추정된다. GIC는 운용자산 규모가 7700억달러(약 1016조원)에 달하는 세계 6위 국부펀드로,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가 의장을 맡고 있다.

싱가포르 두 기관이 보유한 지분율을 합하면 총 11.47%다. 이는 최대 주주인 지주사 LIG(42.54%)와 2대 주주인 국민연금(13.53%)에 이어 사실상 싱가포르 정부가 3대 주주에 오른 셈이다.

싱가포르 정부의 대량 지분 매입에 힘입어 이 기간 LIG넥스원 주가는 고공행진하기 시작했다. 8일 공시 이후 이날 주가는 사상 첫 18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K-방산'···"좋은 투자처"


최근 K-방산은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방산 수출 호조에 힘입어 좋은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글로벌 IB인 골드만삭스가 "한국은 세계 최대 무기 공급국 가운데 하나"라며 "글로벌 군수 시장에서 한국 방산주가 차지하는 강력한 입지를 감안할 때 지정학적 위험을 피할 수 있는 좋은 투자처"라고 한국 방산주에 대한 호평을 내놓기도 했다.

특히 국제 정세 불안으로 각국의 유도미사일 수주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하에 장거리공대지 유도무기와 장사정포 요격 체계 등 무기체계를 개발·생산하는 LIG넥스원에 대한 세계 각국의 관심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번 싱가포르 정부와 GIC의 지분 매입도 이 일환으로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GIC는 보유 목적으로 "단순 투자"라고 명시했다.

"외국인 투자로 가치 인정"···국부 유출 우려도?


시장에서는 이번 지분 매입은 LIG넥스원의 호실적·성장성과 관련이 크다고 보고 긍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종하 한남대 국방적략대학원 교수는 "한국 방산업체에 해외투자가 이뤄졌다는 것은 한국 방산도 글로벌화 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글로벌 차원에서 경쟁 가능성이 있고 또 성장잠재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이전부터 JP모건 등 외국계 투자은행에서 K-방산에 대한 투자가 유망하다는 얘기가 많이 나왔다"며 "외국인 투자가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가치를 인정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 비중 확대는 양날의 검으로 평가된다. 빠른 속도로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지만 향후 환율 방향성이 바뀔 때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여기에 지분 상속과 각종 법 개정, 경영권 분쟁 등의 변수가 작용할 경우 향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입김이 더 세질 가능성도 있다.

이번 LIG넥스원의 경우 일반적으로 싱가포르는 산하 국부펀드인 GIC나 테마섹이 투자 전면에 나서는 데 반해 이번에는 정부까지 직접 지분 매입에 나선 것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시장 일각에선 국가 안보와 직결된 방산에 외국 정부의 입김이 작용하거나 국부 유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이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김 교수는 "방산 강국인 미국·유럽 등도 적극적으로 해외 투자를 받아 성장한 측면이 있다"며 "국가 차원의 방어막이 있기 때문에 추후 기술 유출이나 경영권 요구 등의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 연구위원은 현재로서는 이번 투자를 우려할 필요 없는 '단순 투자'로 보면서도 "3대 주주인 싱가포르 정부의 지분이 그 이상으로 넘어가거나 향후 이사회 참여 등 회사 경영에 영향을 미칠만한 요구를 할 경우에는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여지가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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