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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이사회 앞둔 은행들···자율배상 발표 마지노선 다가온다

금융 금융일반 ELS 배상 압박

이사회 앞둔 은행들···자율배상 발표 마지노선 다가온다

등록 2024.03.20 07:00

이지숙

  기자

우리은행 이사회 안건 산정···선제적 배상 결론KB·하나·신한은행 배상규모 산정 후 논의 예정이사회·주주 설득 남아···배임 이슈도 해소 안돼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자율배상 압박이 지속되며 은행들의 입장 발표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늦어도 4월 총선 전에는 자율배상에 대한 입장발표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지주사들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번 주부터 주요 시중은행들의 이사회가 예정된 만큼 관련 사안에 대한 논의가 필수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각 사 별로 배상액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돼 각 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도 주주들의 ELS 배상 관련 질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선제 배상 나서는 우리은행···KB·신한·하나 "시간 더 필요"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0일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21일에는 KB국민은행·신한은행, 22일에는 우리은행이 이사회를 개최한다. 주요 시중은행의 모기업인 금융지주사들도 오는 22일부터 줄줄이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다.

금융권에서는 주주총회 전 열리는 각 은행별 이사회에서 ELS 배상안 관련 안건이 상정돼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일 열린 은행연합회 이사회 정례회의 만찬에 참석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홍콩 ELS 등)현안과 관련된 사안들은 이번주와 다음주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이 있기 때문에 절차를 걸쳐 각 사의 입장이 정리된 뒤 저희와 소통이 있을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오는 22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홍콩 ELS 자율배상에 관한 사항을 부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평균 배상 비율을 50%대로 가정해 배상액 규모를 최대 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잠정 판단했으며 경영진 배임 우려에 대한 법률 검토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22일 이사회가 개최되나 홍콩 ELS 관련 안건이 상정됐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우리은행은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홍콩 ELS 판매 규모가 가장 적은 곳이다. 이에 타 은행 대비 빠르게 자율배상을 결정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별 홍콩 ELS 판매 규모는 ▲국민은행(7조8000억원) ▲신한은행(2조4000억원) ▲농협은행(2조2000억원) ▲하나은행(2조원) ▲SC제일은행(1조2000억원) ▲우리은행(400억원) 등이다.

홍콩 ELS피해자모임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농협은행 본점 앞에서 '대국민 금융사기 규탄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홍콩 ELS피해자모임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농협은행 본점 앞에서 '대국민 금융사기 규탄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각 은행들은 지난 11일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기준안 발표 이후 내부적으로 배상 시나리오 마련에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단 우리은행 외에는 배상액 규모 산정이 완료되지 않은 만큼 이사회 안건으로 올리는 등 적극적인 논의를 할 준비가 덜 됐다고 입을 모았다.

한 은행 관계자는 "자율배상을 피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총선 전까지는 입장을 정리해야 하겠지만 아직 각 사별로 입장을 내놓을지, 은행연합회 차원에서 내놓을지 좀 더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현재 고객들의 계좌를 하나하나 열어보며 분쟁조정기준안을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살펴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총 배상 규모가 어느 정도가 될지 결과가 나와야 이사회 안건으로 올릴 수 있어 시간이 더 필요하다. 곧 열리는 이사회 전에 파악하는 것은 무리"라고 답했다.

"주주 반발 여전히 우려···배임 이슈 해소된 것 아냐"


주요 은행들은 자율배상으로 인한 배임 이슈와 주주 설득 과정도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 수장들은 ELS 판매사들이 경영진 배임 문제 등을 이유로 자율배상을 꺼려하자 "배임과는 거리가 멀다"며 정면 반박한 바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배임 관련 업무를 20년 넘게 했는데 소비자와 부담을 나누는 것이 배임 이슈와 연결되는 건 거리가 먼 얘기"라며 "자기자본비율(BIS) 등 건전성에 문제가 없고 주주 친화적 정책의 지속적인 추진에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사회 및 주주총회를 앞둔 은행권은 여전히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모습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배임인지 아닌지 그 구분을 금융당국에서 결론 내려줄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자율배상에 먼저 나서며 배임 이슈를 안고 갈 것인지 아니면 과태료 등을 감수해야 하는지 내부적으로도 계속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전에 주주들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겠지만 국내 은행들은 외국인 주주 비율이 높은 만큼 이들을 이해시킬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최악의 경우 외국인 주주들이 배임이슈를 제기하면 주주들과도 싸워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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