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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상륙 1년 애플페이, 현대카드의 '득과 실'

금융 카드

상륙 1년 애플페이, 현대카드의 '득과 실'

등록 2024.03.21 07:00

김민지

  기자

회원 수·개인 신용판매 취급액·해외 이용실적 모두 증가경쟁사는 도입 고심···수수료·단말기 보급 문제 여전현대카드가 이미 '선점 효과'···후발주자 득실 저울질

상륙 1년 애플페이, 현대카드의 '득과 실' 기사의 사진

애플페이가 국내에 상륙한 지 벌써 1년이 됐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애플페이를 도입한 카드사는 현대카드가 유일하다. 지난 1년간 지표를 미루어 봤을 때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도입으로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더욱 많은 듯 보인다. 다만 아직 현대카드 외에 애플페이 도입에 적극적인 카드사는 나타나지 않는 모양새다. 수수료와 단말기 도입 문제로 고심을 지속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현대카드 회원 수(본인 기준)는 1178만명으로 전년 대비 6.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8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BC·우리·하나) 중에서는 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누적 기준 현대카드의 개인 신용판매 취급액은 126조7547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해외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2조7258억원으로 전년 대비 74.8%나 급증했다.

아울러 지난해 3분기까지 해외발행 비자·마스터카드의 국내 결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배 증가했다. 그 중 EMV(유로페이·마스터·비자카드) 컨택리스 결제액은 작년의 약 17배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이는 지난해 3월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도입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 비자·마스터카드의 국내 결제 건수는 지난해 3월 대비 6월 약 1.3배 증가했는데, EMV 컨택리스 결제 건수는 2배 수준으로 늘었다. 애플페이 도입 전인 2022년 6월과 비교해도 무려 9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이는 모두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도입한 이후 나타난 변화다. 특히 개인 신용판매 취급액에서 해외 신용카드 이용실적이 비약적으로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이에 현대카드는 애플페이를 '해외여행 필수템'으로 마케팅하고 있다. 해외는 이미 컨택리스 결제가 상용화돼 있어 추가 설정 없이 애플페이를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소구 포인트로 잡았다. 미국·영국·싱가포르·대만 등에서 대중교통은 물론 항공사의 탑승권·멤버십 카드까지 아이폰 지갑 앱에 추가해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아직 현대카드를 제외하고 애플페이를 도입한 카드사는 없다. 현대카드는 금융위원회의 심사과정에서 애플페이에 대한 국내 배타적 서비스 사용권을 포기했다.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보급 지원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에 다른 카드사들도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게 됐지만, 현재까지 애플페이 제휴사는 현대카드 한 곳이다.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도입에 섣불리 나서지 않는 이유는 수수료와 단말기 문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카드나 애플이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으나,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결제 건당 0.15%의 수수료를 애플에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뜩이나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로는 큰 수익을 얻지 못하는 상황인데, 이 수수료까지 애플과 나누면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더욱 줄어들게 된다. 게다가 아이폰 이용자들 다수는 젊은 층이라, 고액 결제가 드물어 수익성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에 NFC 결제 단말기를 갖춘 가맹점도 부족하다. 애플페이는 EMV 컨택리스 방식을 채택한 NFC 단말기를 통해 결제가 이뤄지는데 지난해 기준 국내 보급률은 10% 정도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22년 기준 ▲호주(99.4%) ▲싱가포르(99.3%) ▲영국(96.7%) ▲홍콩(96.6%) ▲캐나다(93.7%) 등 주요국의 EMV 컨택리스 결제 비중은 90%를 웃돈다.

또 현재 국내 이용자들은 애플페이를 통해 온라인 신용카드 할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이는 애플 정책에 의한 문제인데, 할부결제가 불가하다 보니 신용카드 취급액을 더욱 늘릴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데도 현대카드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애플페이로 교통카드 기능을 이용할 수 없다는 점도 아쉬운 지점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에서 얻는 수익이 크지 않은 구조인데 애플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많든 적든 큰 이득이 없고 NFC 단말기를 부담할 수 있는 주체도 아직 적다"면서 "애플페이 도입 자체로 큰 이득이 있다기보다는 회원 유치나 파생되는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현대카드가 먼저 선점을 했고 후발 주자로 들어갔을 때 이득을 따져보자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애플페이 도입 후 EMV 기반의 NFC 방식의 결제가 국내에 확대되는 등 다양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에 보다 편리한 결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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