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포스코이앤씨, 신반포4차‧한남4구역에서 물밑 홍보자금력이 변수인···실적에선 삼성물산 웃고 포스코이앤씨 울고포스코이앤씨, 저가수주전략 한계···브랜드파워 시험대 오를 듯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정비사업에서 신경전이 한창이다. 연내 시공사 선정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진 용산구 한남4구역과 서초구 신반포4차이 대표적이다. 신반포4차 주민 A씨는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 직원들이 수시로 연락을 하고 찾아와 주민들을 상대로 홍보를 벌이고 있다"고 했다.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는 이미 올해 초 부산 부산진구 시민공원주변 재정비촉진2-1구역(촉진2-1구역)에서 총력전을 겪은 사이다. 촉진2-1구역은 최고 69층의 초고층아파트 1902가구와 오피스텔을 짓는 사업으로 공사비가 1조3000억원 달한다. 양사는 주요 임원이 수시로 현장을 찾아 수주전을 독려할 정도로 관심을 가졌다. 포스코이앤씨가 최종 승리했다.
업계에선 포스코이앤씨의 승리배경으로 낮은 공사비를 꼽았다. 포스코건설은 촉진2-1구역에서 원안설계로 3.3㎡당 891만원의 공사비를 제시했다. 삼성물산이 제시한 대안설계 3.3㎡당 969만원보다 약 8.04% 저렴한 금액이다. 건설사의 특화상품을 적용할 수 있는 대안설계보단 낮은 공사비와 짧은 공사기간을 선택한 셈이다.
다만 강남과 한강변에선 사정이 다르다는 시각이 많다. 이미 강남과 한강변에서 최소 평당 800만원대에서 900만원대의 공사비가 안착하는 모양새다. 도로가 막히는 탓에 레미콘 등 원자재수급이 어렵고 인건비도 높은 탓이다. 저가 경쟁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품질을 우선시하는 강남권 단지의 특성도 무시할 수 없다.
결국 변수는 자금력과 브랜드파워가 될 전망이다. 공사비 인하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선 금융비용을 줄이는 것이 관건으로 꼽힌다. 업계에선 공사비가 비슷하면 자금력과 브랜드파워에서 앞서는 삼성물산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물산은 건설업계에서 가장 높은 신용등급(AA+)을 활용해 낮은 금리로 금융을 조달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없이 사업비를 조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회사다.
강남권에 있는 수많은 래미안 단지도 좋은 홍보수단이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물밑홍보 단계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래미안 원베일리 등 준공 단지를 투어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이앤씨도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의 막대한 자금력을 등에 업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작년 말 기준 현금보유량만 4조원이 넘는다. 포스코이앤씨에서 보유한 현금성 자산도 약 1조5900억에 달한다.
문제는 지난해 실적이 너무 악화했다는 것.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매출 10조1657억원, 영업이익 201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7.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4.7% 줄었다. 주요 건설사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 포스코홀딩스도 지난해 영업익이 저년대비 27.2%로 줄었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익이 전년보다 17.3%로 줄었다.
자금력 동원에 한계가 생긴 포스코이앤씨 입장에선 강남권에 고급브랜드 오티에르의 준공 단지가 없다는 것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포스코이앤씨는 현재 강남권에서 ▲신반포21차 ▲신반포18차 337동 ▲개포럭키 ▲방배신동아를 수주했다. 빨라도 내년은 돼야 입주하는 단지들이다. 모두 1000가구 미만의 중소규모 단지라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업계에선 수주전이 성사되면 포스코이앤씨가 지난 5년 간 공들인 오티에르의 브랜드파워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확인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업계관계자는 "오티에르가 고급브랜드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언제까지 저가수주 전략을 유지할 순 없을 것"이라면서 "비슷한 공사비에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브랜드파워를 안착시켜야할 때"라고 했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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