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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레켐비로 뜨거워진 치매 시장, 기술력 짱짱한 기업 어디?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바이오USA 미리보기

레켐비로 뜨거워진 치매 시장, 기술력 짱짱한 기업 어디?

등록 2024.05.31 17:01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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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 8조7000억원 규모···부작용 등 한계아리바이오 'AR1001' 임상3상 순항···발표자로 나서 뉴로핏, 알츠하이머병 신약개발 필요한 이미징CRO 선봬

그래픽=홍연택그래픽=홍연택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치매 치료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의 등장 이후 관련 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내달 3일부터 6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산업 행사인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이하 바이오USA)'에서도 치매 치료 관련 기업들이 참석해 자사의 기술력을 알릴 예정이다.

연평균 6.5% 성장 보일 치매약 시장···복용 편의·부작용 등은 '한계'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치매환자는 약 5500만명으로 추산되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는 2030년 78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IMARC 리서치는 글로벌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 규모가 2020년 63억4000만 달러(약 8조7000억원)에 달하며, 2021년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성장률(CAGR) 6.5%로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확실한 치료제가 없는 대표적 질환 중 하나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에서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는 신약이 허가받으며 치료 시장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가장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지난해 승인된 '레카네맙'(미국 상품명 레켐비)이다. 일본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이 개발한 레켐비는 알츠하이머 질환의 주요 지표 중 하나인 독성 뇌 단백질 응집체 '아밀로이드 베타'를 분해하는 방식으로 질병 진행을 늦추는 항아밀로이드베타(Aβ) 항체 약물이다.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은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 응집돼 단백질 찌꺼기(플라크)를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찌꺼기는 신경 세포 손상과 사망을 일으킬 수 있다.

FDA가 허가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레켐비가 두 번째다. 공식 허가를 받은 치매 치료제는 바이오젠의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이 유일했으나 치료 효과나 부작용 등에 대한 논란이 많아 사실상 의료 현장에서의 사용률은 낮았다.

반면 레켐비는 초기 알츠하이머병의 질환 진행과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는 효과를 인정받아 승인된 최초이자 유일한 치료제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다만 레켐비도 뇌부종, 출혈 등의 심각한 부작용 위험이 있어 자기공명영상 모니터링(MRI) 등의 정기적 영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2주에 한번 내원해 정맥주사로 약 1시간 투여도 해야 해서 효과 및 투약 편의성은 높이되 부작용은 최소화한 다양한 기전의 신약 수요가 있는 상황이다.

아리바이오, '부작용·복용 편의' 개선···2026년 톱라인 예상


국내 치매치료제 개발 기업 중 진행 상황이 가장 빠른 아리바이오는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 신약 'AR1001'의 미국 현지 임상을 총괄하는 샌디에이고 지사 프레드 킴(Fred Kim) 상무가 바이오USA에 연사로 참가해 발표를 진행한다.

프레드 킴 지사장은 아리바이오의 경증 치매 예방 및 관련 장애 개선을 위한 디지털 치료제 '메모:리'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참여한 인물이기도 하다.

'AR1001'은 먹는 알츠하이머병 치매 치료제로는 세계 최초로 개발에 들어갔다. 이 약물은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억제와 환자의 기억력과 인지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최초의 다중기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다. 강력한 포스포다이에스터레이스(PDE)5 억제 작용으로 치매 진행 억제와 환자의 기억력과 인지기능을 높이는 효능이 있다.

독성 단백질 제거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는 기존 치료제들과는 달리 복잡한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원인과 병리에 대응이 가능하며, 하루 한 알 먹는 경구용 알약으로 개발되고 있어 치매 환자의 복용 편의성도 뛰어나다.

지난 2021년 '알츠하이머 임상학회'(CTAD)'에서 발표된 'AR1001'의 미국 임상 2상 결과에 따르면, 52주간 투여에 의한 1차 유효성 평가지표인 ADAS-Cog 13(인지기능 평가지표)는 10mg 투여군의 경우 임상시험 시작점과 비교해 1.17점 감소했고, 30mg 투여한 참가자는 0.76점 감소했다. 기존 알츠하이머병 임상 결과에서 12개월 동안 위약군이 약 5.5점 하락하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결과는 인지기능 악화 속도를 현저히 개선하는 효과를 증명했다고 보고 있다.

또 1년간 'AR1001'을 투여한 결과, 약물 관련 중대한 이상반응이 발견되지 않았고 발견된 이상반응(두통)도 경미해 12개월 장기 안전성과 내약성에 대한 우수성도 입증됐다.

특히 AR1001은 FDA 승인 알츠하이머병 주사제에 비해 최대 2배 이상의 개선율을 보인다는 바이오 마커 분석 결과가 국제학회에 발표되며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데이빗 그릴리(아리바이오 CMO) 워싱턴주립대 신경과 교수는 AR1001 미국 임상 2상 참여 환자의 혈액 내 주요 바이오 마커 분석에서 확연하고 유의미한 결과를 확보하고 지난해 4월 스웨덴에서 열린 2023 AD&PD(Alzheimer's & Parkinson's Diseases Conference)에서 직접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최근 알츠하이머병의 진단과 진행을 추적하는 중요한 바이오마커는 인산화 된 타우단백질 (pTau181)과 혈중 글리아 섬유아세포 세포질성 효소 단백질(GFAP)이다. 데이빗 그릴리 교수는 임상2상에서 이들 두 바이오마커를 분석한 결과 투약 26주에 30mg 투약군에서 pTau181과 GFAP 모두 위약군 대비 유의미하게 개선되었다고 밝혔다.

현재 'AR1001'은 미국, 중국, 한국,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덴마크, 네덜란드, 체코 등 총 11개국 200여개 임상센터에서 총 1150명을 대상으로 임상3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한국 본사와 미국 지사 임상팀 및 연구진들이 글로벌 임상 전반을 직접 컨트롤하고 있다. 회사는 다국적 임상시험이 순항하고 있는 만큼 내년 말 임상 종료, 2026년 상반기 톱라인 발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AR1001'의 부작용 이슈가 없고 다국가·다인종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에 회사는 지난 달 2024 대한치매학회 춘계 정기 학술대회에 공식 초정을 받아 AR1001의 주요 기전과 효능, 임상 프로토콜을 소개하기도 했다.

뉴로핏 제공뉴로핏 제공

아리바이오와 협약 맺은 뉴로핏, 이미징CRO 서비스 선봬


'AR1001' 글로벌 3상 임상 참여 및 공동연구에 대한 협약을 맺은 뇌질환 영상 인공지능(AI) 솔루션 전문기업 뉴로핏도 이번 바이오USA에 참가한다. 뉴로핏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임상에 활용 가능한 이미징 CRO(임상시험수탁기관) 서비스를 중점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뉴로핏의 이미징 CRO 서비스는 FDA로부터 510k Clearance(시판 전 허가)를 획득한 뇌신경 퇴화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뉴로핏 아쿠아'와 PET(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 영상 정량 분석 소프트웨어 '뉴로핏 스케일 펫'을 활용해 MRI(자기공명영상), PET 등 임상 시험 중에 수집된 의료 영상을 분석하고, 바이오마커를 식별한다.

이 서비스는 일관된 분석 결과를 제공해 영상 데이터 품질 및 규정 준수 보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시간과 비용 등의 측면에서 효율성이 높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 대상 환자군 판별부터 효과 분석 및 부작용 모니터링까지 임상 전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어 제약사 및 바이오 기업의 신약 개발 성공률을 높인다.

뉴로핏은 지난 1월 아리바이오와 협약을 맺고 치료제 임상 대상 환자군 판별을 지원하고 있다.

빈준길 뉴로핏 대표이사는 "기존 약물 개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제약사가 AI 전문 기업과 파트너십을 통해 신약 개발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뉴로핏의 이미징 CRO 서비스가 임상 성공 가능성과 운영 효율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글로벌 제약사에 중요한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다양한 해외 전시회 및 비즈니스 행사를 통해 뉴로핏의 뇌 영상 분석 기술에 대한 많은 관심을 확인했으며, 이번 바이오 USA에서 다양한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미팅이 예정되어 있어 유의미한 파트너십을 진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아리바이오와 뉴로핏에 투자를 단행한 삼진제약도 바이오USA에 참가해 파트너링 미팅을 진행한다.

앞서 삼진제약은 지난 2022년 아리바이오와 300억원 규모 자사주를 맞교환하고 'AR1001'의 국내 임상 3상 공동 진행 및 국내 독점 판매권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뉴로핏에는 지난 2월 전략적 투자자(SI)로서 총 10억원의 투자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치매 및 뇌졸중 시장 공략에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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