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혁신 방안' 수립에도 부채비율 200% 상회부실 PF 인수 등 공적 역할 증대에 재정난 가중
11일 관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달 중 '2023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평가 결과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기재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는 S(탁월)등급부터 E(아주 미흡)등급까지 총 6개 등급으로 구성된다.
LH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경영관리평가, 주요 사업평가 등 대부분 항목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이 기간 공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3년 연속 A등급을 받았다. 그러나 2020년 평가부터 2022년까지 등급이 하락했다.
이한준 LH 사장은 경영평가 개선하기 위해 고강도 혁신 방안 이행에 나섰지만 경영평가 요소 가운데 부채비율 측면에서 고전하는 모습이다. LH 부채 규모는 2020년 129조7000억원, 2021년 138조8000억원, 2022년 146조6000억원, 지난해 상반기까지 151억2000억원까지 늘었다.
LH는 수년째 부채비율이 200% 이상을 기록하며 지난해 6월 기재부로부터 재무위험 기관으로 지정됐다. 재무위험 기관은 경영평가에서 따로 재정 건전화 계획을 평가받아야 하는 등 LH에는 부채비율 관리가 큰 과제다.
문제는 최근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공공의 역할이 강화하면서 LH의 재무 부담이 지속해서 커질 만한 요소들이 많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조 원 규모에 이어 올해도 3기 신도시 보상 등을 위해 올해 13조 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기로 한 상황에서 부채비율 관리가 더욱 어려워졌다.
여기에 정부가 정책적 위기 때마다 LH를 호출해 구조적으로 눈덩이처럼 부채가 불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LH는 지난해 6월 시행된 전세사기 특별법에 따라 8월부터 전세 사기 피해자들에게 피해주택 매입 신청도 수시로 신청받고 있다.
또 정부는 사업성이 있지만 일시적으로 자금 경색을 겪는 사업장을 LH가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LH는 3월 말 국토부가 발표한 '건설경기 회복 지원방안'에 따라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우려가 있는 사업장의 토지를 매입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현재 정부는 경영평가 과정에서 재무성과 등을 평가하는 정량 평가도 있지만 정책기여도 등을 반영한 정성 평가도 있기 때문에 이 부분 등에서 종합적으로 가점을 주는 방안 등을 놓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경영실적이 하락하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LH의 지난해 매출액은 13조8840억원, 영업이익은 437억원, 당기순이익은 5158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19조6263억원)보다 5조7000억원 줄었다.
LH의 영업이익은 2018년 2조6136억원, 2019년 2조7827억원, 2020년 4조3346억원, 2021년 5조6486억원 등 매년 증가하는 추세였으나, 부동산시장 침체로 2022년 1조8128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전년의 41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1조4327억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LH 직원들은 평가 결과에 따라 성과급 액수가 달라진다. 경영평가 등급에 따라 직원들은 월 기본급 대비 최대 250%까지 성과급을 받는다. 예컨대 공기업 직원의 경우 ▲S등급 250% ▲A등급 200% ▲B등급 150% ▲C등급 100% ▲D·E등급 0% 등으로 성과급 액수가 갈린다.
관가 관계자는 "현재 건설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LH가 역할을 해줄 수밖에 없는데 LH가 역할을 하면 할수록 실적이 좋지 않아지는 만큼 정부측의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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