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의존도 탈피···"5년 내 매출 2배 이상" 디지털키·히팅 카메라 등 신기술 잇따라 개발센싱 솔루션·조명 모듈 사업 兆단위로 확대
문혁수 CEO(최고경영자)가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 당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힌 이후 LG이노텍이 전장사업에 고삐를 쥐고 있다. 매출 비중이 87%에 달하는 애플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전략이다. 지난해 전장사업 매출이 1조5675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이를 3조5000억원 늘려야 하는 셈이다.
전날 LG이노텍은 BLE(저전력 블루투스), NFC(10cm 이내 근거리 무선통신) 및 UWB(초광대역) 등 근거리 통신 기술이 집약된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차량 통신부품을 전장부품사업의 핵심축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안테나, 회로 등을 탑재한 디지털 키 모듈과 구동을 위한 소프트웨어까지 모두 내장해 패키징 됐으며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이 추가돼 오작동이나 미작동을 줄일 수 있다. 또 NFC가 적용된 만큼 통신 커버리지가 줄어 보안성도 대폭 개선됐다. '디지털 키'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차 문을 열고 잠그거나 시동을 걸 수 있고 차 키가 필요 없다 보니 도난 위험도 적은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자율주행 시장에서 안전과 연계된 차량 센싱 솔루션 사업은 오는 2030년까지 전장사업 매출 3분의 1 이상을 책임질 예정이다. AD(자율주행)·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에 필요한 고부가 차량용 카메라 모듈을 개발해 차량 내·외부를 아우르는 '차량 센싱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센싱 솔루션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다.
LG이노텍은 지난 1월 대만 렌즈 제조기업 AOE와 손잡고 차량용 카메라 모듈 제조 기술력 강화에 나섰다. AOE는 고화소 카메라용 핵심 부품인 '비구면 유리렌즈' 제조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양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차별화된 렌즈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또 렌즈-카메라 모듈 간 설계 및 공정을 최적화해 품질을 극대화하고 원가경쟁력도 높여 나갈 계획이다.
이미 혹한기에 대처하기 위한 '고성능 히팅 카메라 모듈'은 개발을 완료했다. 이 제품은 ADAS용 카메라에 히터를 탑재한 것으로 렌즈 해동에 소요되는 시간을 기존 대비 절반으로 줄여준다. 온도가 일정 수준 오르면 전류의 양을 줄여 적정 온도를 유지하도록 하는 PTC(Positive Temperature Coefficient) 소재를 사용해 완성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 한 곳인 미국을 공략하기 위해 증설 중인 멕시코 공장은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된다. 멕시코는 미국과 인접해 있어 주요 완성차 고객들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수 있고 인건비가 저렴한 장점이 있다. 현재 LG이노텍은 테슬라 사이버트럭에 쓰이는 카메라 모듈을 전량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용 조명 모듈도 조 단위 사업으로 키우기로 했다. 자체 브랜드인 '넥슬라이드'는 9개 라인업까지 선보인 상태이며 독자적인 미세 광학패턴 기술을 활용해 모듈에 필요한 부품 수를 기존 대비 20% 이상 줄였다. 부품 수가 줄어들어 모듈 두께가 얇아지면서 차량 디자인 설계 자유도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최근 10년간 넥슬라이드의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47%에 달한다.
앞서 문혁수 CEO는 주주총회 당시 "전장사업과 광학솔루션사업간 기술 융복합 시너지를 통해 모바일을 넘어 모빌리티 분야를 선도하는 전장부품 강자로서 입지를 다져 나갈 것"이라며 "공장 증설 및 지분 투자 등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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