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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포용금융이냐 리스크관리냐···주담대 늘린 인터넷은행 '딜레마'

금융 은행

포용금융이냐 리스크관리냐···주담대 늘린 인터넷은행 '딜레마'

등록 2024.08.05 15:33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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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뱅 3사 주담대 잔액 1년 만에 14조7000억원 급증가계대출 중심 대출 성장 지속···중저신용자 '사각지대'전문가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 신규취급액으로 정해야"

포용금융이냐 리스크관리냐···주담대 늘린 인터넷은행 '딜레마' 기사의 사진

인터넷전문은행(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3사가 올해 상반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을 크게 늘렸다.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를 앞세운 대환대출 영업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다만 중저신용자 대출은 상대적으로 정체돼 있어 일각에선 '포용금융'이라는 설립 취지와 동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금융권과 국회 정무위원회 천준호 의원실 등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가계대출 잔액은 약 56조원으로 집계됐다. 대환대출 영업을 공격적으로 펼치면서 올해에만 약 5조5000억원가량 늘었다. 특히 올해 1분기 기준 인터넷은행 3사의 주담대 잔액은 전년 대비 14조6841억원이나 급증했다.

지난 2017년 케이뱅크 출범 이후 국내 인터넷은행 3사는 고성장세를 이어왔다. 카카오뱅크는 7년 만에 2300만명에 이르는 고객을 확보했고, 인터넷은행의 합산 예수금은 올해 1분기 100조원을 돌파한 상태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에서 인터넷은행이 차지하는 비중(1분기 기준)은 대출 3.1%, 가계대출 7.2%, 예금 4.8%에 달한다. 지난 2017년 대출과 가계대출 비중이 각각 1%를 밑돌았던 점을 고려하면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평가다.

문제는 인터넷은행의 대출 성장세를 주담대가 이끌고 있다는 점이다. 2017년 큰 차이가 없었던 대출 비중과 가계대출 비중은 올해 4.1%P 차이로 벌어졌다. 올해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 시행에 맞춰 기존 시중은행 주담대 고객들을 대거 끌어모은 결과다.

증권가는 카카오뱅크가 오는 2030년 100조원 수준의 대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옥죄는 상황에서도 현재 시중은행 대비 2배 이상의 대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의 올해 1분기 원화 대출액도 전 분기 대비 6.6% 증가한 14조8000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가계대출은 13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6.6% 늘어난 수준이다. 카카오뱅크와 마찬가지로 케이뱅크의 가계대출 성장세는 주담대와 전세대출 중심의 대환대출 플랫폼이 이끌었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 케이뱅크의 아파트 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잔액은 전 분기 대비 각각 1조원, 3000조원씩 급증했다. 특히 신규 아파트 담보대출 가운데 67%는 대환대출로 알려졌다.

다만 인터넷은행들의 주담대 쏠림현상을 놓고 금융권 안팎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디지털 혁신에 기반한 포용금융 실현이라는 본래의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와 부합하지 않아서다. 기존 시중은행들과 큰 차이가 없는 수익구조와 영업방식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케이뱅크의 가계 신용대출은 전 분기 대비 약 4500억원가량 감소했다. 중저신용자의 신용대출에 대한 건전성 우려가 높아지면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 결과다.

현재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목표치(3년 기준)를 평균잔액 30%로 관리하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액을 중·저신용자 대출액에 포함시키면서 일반 중저신용자들에 대한 대출은 상대적으로 약화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산정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중저신용자보다 우량 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리는 인터넷은행들의 영업행태에 정책적으로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인터넷은행들이 고금리에 따른 대출 부실에 대응하기 위해 주담대를 늘리고 있다"며 "금융당국도 중저신용자의 대출 비중을 기존 말잔 기준 30%에서 평잔 기준 30%로 변경하면서 이 같은 추세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대출의 경기순응성과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유지하게 하려면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목표치를 평잔 기준이 아닌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인터넷은행들도 신용평가 고도화 등 시중은행과 차별화하려는 자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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