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노바메이트 美 매출 2분기 1000억원 돌파미국 매출로 고정비 허들 넘어···이익 성장 본격화"연내 '제2 상업화 제품' 도입, 3분기 중 신규 사업 공개"
SK바이오팜은 8일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 2분기 매출액 1340억원, 영업이익 260억원, 당기순이익 246억원을 기록해 시장 컨센서스를 모두 상회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 성장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흑자 전환했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인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의 미국 매출이 급성장한데 따른 것이다.
이 약물은 SK바이오팜이 약 20년간 연구개발(R&D)에 매진해 상용화에 성공시킨 뇌전증 신약으로, 기술수출 없이 2020년 미국, 2021년 유럽 등에 출시하며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회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전 인허가부터 시장 공략, 직판 및 관리에 이르는 전반적인 시스템을 준비해 빠르게 시장 진입에 성공해 연지에서 높은 신규 환자 처방 수(NBRx)를 유지하며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세노바메이트의 출시 50개월 차인 지난 6월 월간 총 처방 수는 약 2만8000건으로 이는 경쟁 신약의 출시 50개월 차 처방 수의 약 2.2배 수준이다.
현지 매출도 매분기 증가하는 추세다.
분기별로 보면,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매출은 지난해 1분기 539억원, 2분기 634억원, 3분기 757억원, 4분기 777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올 1분기는 9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5% 성장했다. 2분기는 1052억원으로, 미국 직접판매 매출만으로 첫 분기 100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66% 증가한 수치다.
특히 세노바메이트은 미국 매출만으로 현재 세일즈 네트워크 유지 및 R&D 투자, 간접비 등을 모두 포함하는 판관비 992억원을 넘어섬에 따라 앞으로 본격적인 이익 성장이 가능한 구간에 들어섰다.
향후 신약 매출 성장세와 90% 중반에 달하는 매출총이익의 많은 부분이 영업이익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일반신경의나 전문간호사 중심으로 처방 저변을 확대하고 세일즈 인센티브 구조를 지속 업데이트해 세노바메이트 성장 속도를 늘려가겠다는 방침이다.
조형래 SK바이오팜 글로벌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은 "하반기에는 경쟁사의 영업 강화에 대응해 뇌전증 센터(Epilepsy Center)와 KOL(Key Opinion Leader) 의사들을 전담하는 기술 영업 인력을 충원하고 마케팅 역량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세노바메이트의 전신 발작으로의 적응증 확장, 소아, 청소년까지 연령 확대 등으로 매출 퀀텀 점프를 준비하고 있다.
뇌전증은 크게 부분발작과 전신발작으로 나뉘는데, 현재 세노바메이트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부분발작 치료제로 허가받은 상태다.
이에 회사는 동북아 3개국에서 성인 부분발작 임상 3상, 소아 부분발작 글로벌 임상3상(오픈라벨), 성인‧소아 전신발작 글로벌 임상3상 등 적응증 및 연령층 확대 임상을 진행 중이다. 오픈라벨은 피험자와 시험자 모두 시험약과 대조약 중 어떤 약을 사용했는지 알고 진행하는 임상 방법이다.
회사의 지난 1분기 기준 R&D 투자 규모는 전년 동기(289억원) 보다 늘어난 357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31.3%를 임상 진행 등 신약 개발에 썼다.
조 본부장은 "미국에서 신약을 직접 판매할 때만 가능한 90% 중반의 높은 매출총이익율과 고정비 레버리지를 통해 향후 빠른 이익 성장을 기대한다"고 했다.
회사는 기타 매출도 전반적인 호조세를 보여 올해 사상 최대 연간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타매출에선 파트너링 관련 수익이 총 237억 발생해 매출 성장에 일조했다. 이는 세노바메이트 유럽 및 수면 장애 신약 '수노시'(성분명 솔리암페톨) 글로벌 매출 로열티와 아시아 임상진행 매출, 기술수출 계약금 등을 포함한 것이다.
그 외에 반제품 DP/API 매출 51억원 포함 분기 총 288억원의 기타매출을 기록해 연초 제시한 기타 매출 가이던스인 700억 이상을 무난하게 초과 달성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올해 4946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약 40% 성장하고 영업이익은 582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노바메이트를 기반으로 양적, 질적 성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기 구축한 미국 직판망을 활용해 연내 세컨드 프로덕트(두 번째 제품)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내부에서는 바로 판매로 이어질 수 있고, 뇌전증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CNS(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를 대상으로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현지 세일즈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여러 사업 제의들도 검토 중이다. 회사 측은 "SK바이오팜은 미국 직판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제2의 상업화 제품' 도입을 빠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중 완료하는 일정으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회사는 차세대 기술인 방사성의약품치료제(RPT), 표적단백질분해치료제(TPD),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3대 신규 모달리티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연내 통합된 파이프라인과 개발 일정을 공개하는 것이 목표다.
회사는 세노바메이트를 통해 확보한 잉여 현금을 기반으로 기술 플랫폼과 항암으로 영역을 확장해 '빅 바이오텍'을 향한 약진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TPD 분야에서는 지난해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SK Life Science Labs)를 인수해 기존에 치료제가 없던 표적에 작용할 수 있는 분해제를 발굴·개발 중이다.
RPT 분야에서는 최근 풀라이프 테크놀로지의 'FL-091' 후보물질을 인수해 창사 이래 최초로 외부 파이프라인을 도입했다.
회사는 3분기 중 이번에 도입한 후보물질 및 타겟의 경쟁력과 임상 계획, 그리고 RPT 사업 전반에 대한 사업계획 등을 발표할 방침이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지난 6월 미국 샌디에이고 '2024년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 기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굉장히 안정적으로 흑자를 달성할 것 같다. 앞으로 4~5년 동안 상당한 현금 흐름이 발생할 것"이라며 "세노바메이트로 번 3조원의 현금은 세컨 프로덕트 도입과 R&D에 쓸 예정이다. 특히 RPT와 TPD는 향후 7~8년 뒤 터질 시장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인력과 자본을 붙여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이상적인 구조는 메이저 캐시카우가 매출의 70~80%를 안정적으로 벌어들이고 후속 프로덕트 1~2개가 매출의 20~30%를 내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70%짜리 제품의 물질특허가 만료될 때쯤 후속 제품이 매출 70% 제품 자리로 가게 된다"며 "보통 이 사이클이 5~10년 단위로 도는데 빅파마, 글로벌 바이오텍들이 이런 걸 잘한다. 우리도 세노바메이트로 자리를 잡은 상태이기 때문에 신규 모달리티만 계속 올라오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suin@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