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출산율 급격한 하락세···위태로운 기업 생존'복리후생 제도' 확대···'일·가정 양립' 문화 형성"장기적 지원 방향성 필요···균형 있는 삶 원해"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3월 출생아 수는 총 6만474명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6만4468명)와 비교하면 6.2%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도 0.82명에서 0.76명으로 0.06명 줄었다. 1분기 기준 합계출산율이 0.8명 아래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무엇보다 통상 1분기는 한 해 중 아이 울음소리가 가장 많이 들리는 시기지만 '출산 절벽'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엎친 데 덮친 격' 올해 연간 합계출산율이 0.6명대로 사상 최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자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임직원들에게 파격적인 복지제도를 내세우며 출산율과 인구 감소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개인의 삶에서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만큼 '가족 친화적'인 기업 문화를 형성해 관련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먼저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저출생 해소 대책으로 '현금성' 복지를 확대했다. 한국콜마는 첫째와 둘째 출산 시 1000만원, 셋째 2000만원을 지원하며 코스맥스는 첫째 1000만원, 둘째 2000만원, 셋째 3000만원 등을 지급하는 출산장려금 제도를 신설했다.
한국콜마는 유급 육아휴직 의무화를, 코스맥스는 자동 육아휴직 제도를 통해 임직원들이 자녀 출생과 초기 양육 시기를 함께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이외에 코스맥스는 임직원의 양육 환경에 따라 선택적 사용이 가능한 '배우자 출산휴가'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배우자가 출산할 경우 부여되는 법정 기본 휴가 10일 외에 최대 10일까지 무급으로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출산뿐만 아니라 자녀 양육에 필요한 제도도 도입했다. 코스맥스는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둔 육아기 임직원에게 연간 유급 2일의 '자녀 돌봄 휴가'를 부여한다. 입학식과 졸업식, 학예회, 재롱잔치 등 공식 행사에 학부모가 참석할 수 있도록 특별휴가를 주는 것이다.
다만 기업들의 출산 장려와 인구 감소 해소를 위한 다방면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회의적인 시각은 존재한다. 기업 주도의 출산·양육 제도가 과연 얼마큼의 효과가 있는지, 향후에도 지속 가능한 것인지 미지수라는 이유에서다.
30대 직장인 최 모 씨는 "출산장려금을 받기 위해 아이를 낳는 사람은 없다. 출산 이후 내 커리어를 지키면서도 아이를 잘 기를 수 있는 환경과 육아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한다"며 "자녀 유무에 따라 '경단녀(경력단절여성)'가 될 확률 역시 여전히 높아 아이를 낳는 것이 더욱 꺼려진다. 단기 지원에 국한된 것이 아닌 장기적인 방향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출산 관련 사내 복지제도는 아이를 낳지 않는 직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고 형평성에 대한 문제가 새롭게 떠오를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선 또 다른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성과를 잘 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의지는 경제적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기업은 보여주기식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출산을 고민하는 임직원들에 대한 제도도 물론 중요하지만 미혼인 청년들을 위한 대책 마련도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yunsy@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