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통장 한도 감소 등···은행 자체 규제 강화 선행가계대출 안잡히면, DSR 신용대출까지 확대 적용 고려김병환 "서민에 직격탄인 '전세대출 제한'은 신중하게"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은행의 자율 규제를 언급한 만큼 은행들의 자체 규제가 정부의 추가 대책보다 선행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가 시행됨에 따라 이를 초과하지 않도록 심사를 강화하고, 대출 여력 범위를 철저히 지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같은 민간의 조치에도 증가세가 계속 늘어날 경우 DSR 적용 범위를 지금보다 넓히는 등 조치를 단행할 전망이다.
지난달 가계대출 10조원 폭증···화들짝 놀란 정부 잇다른 '규제강화' 시그널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8월 가계부채는 전월 대비 9조8000억원 늘었다. 이는 작년 연간 가계대출 증가폭(10조1000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특히 은행권 주담대는 전달보다 8조2000억원 늘었고, 대출문이 줄어들면서 보험사·저축은행·카드사 등 2금융권 가계대출도 전월대비 5000억원 증가했다. 2금융 가계대출이 전월대비 증가세를 보인 것은 2022년 10월 이후 1년 10개월만이다.
올해 4월부터 가계대출은 넉 달 연속 4조~5조원 가량 증가했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월 단위로 5조5000억원씩 늘어날 경우 GDP 증가율 안에서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어려워진다고 한 것을 토대로 보면, 매월 관리 가능 수준의 최대치로 늘어난 셈이다. 그러다 3분기 본격적으로 수도권 부도산 가격 상승과 금리인하 기대감이 맞물리며 주택 매매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에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대출 수요도 급증했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가계대출 잔액 폭증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대책 마련에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금융당국은 예정대로 이달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를 시행하고, 은행권 CEO들과 만나 실수요자를 보호하면서 투기 수요로 인한 대출 잔액 급증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가져오라고 요구했다.
은행 자율 규제 우선···그래도 안 잡히면 DSR 확대 적용 고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은행에 자율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금융권 내 혼선을 일단락했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 추가 조치 이전에 개별 은행들의 대출 규제 조정이 우선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유주택자 대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외 다른 은행도 대출문을 좁힐 가능성이 있다.
앞서 일부 은행들이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기존보다 50% 이상 줄이는 등 한도 감축을 단행했는데, 앞으로 신용대출 한도 축소가 릴레이로 실행될 수도 있다.
이같은 조치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유의미하게 줄어들지 않을 경우 당국은 추가 규제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전일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량과 정성적 기준을 종합적으로 보고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우선적으로 △전세대출 제한 △대출 총량제 시행 등이 고려 대상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이런 극단적인 조치들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최근 3~4년간 전세대출 규모가 빠르게 늘었고, 이 부분이 주택 매매시장의 가격을 올리는 데 영향을 준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전세대출과 관련한 보증 비율 조정 등 모든 조치는 테이블 위에 올라가 있지만, 무주택자들이게 미치는 영향이 큰 부분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 대출총량제 도입 관련해서도 일부 은행이 대출을 중단하는 일들이 벌어졌지만, 대출이 중단되는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차주의 대출 한도를 줄이기 위해 DSR을 신용대출에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금융당국은 DSR 2단계를 시행해 5년 이상 고정금리 신용대출에 대한 가산금리를 더하지 않았는데, 이같은 예외을 없애는 방식이다. 여기에 상품 만기 자체를 줄여 한도를 낮추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신용대출에 소득대비대출비율(LTI)을 적용해 한도를 낮출수도 있다. LTI는 수요자의 연봉 이상 신용대출을 받지 못하게 하는 제도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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