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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카드론 또 역대 최대 경신···'불황형 대출' 몰리는 서민들

금융 카드

카드론 또 역대 최대 경신···'불황형 대출' 몰리는 서민들

등록 2024.09.20 16:38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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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말 카드론 잔액 41조8300억원···8개월 연속 증가상반기 말 약관대출 잔액 70조2000억원···전년比 1.9%↑취약차주 불법 사금융 내몰릴라···금융당국 지원방안 마련

사진=뉴스웨이DB사진=뉴스웨이DB

고금리와 경기 불황이 이어지며 카드론이 또 역대 최대를 경신하는 등 '불황형 대출'의 상승세도 식지 않고 있다. 또 다른 대표 불황형 대출인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 역시 상반기 70조원을 넘어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상황이다.

2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전업 카드사 9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NH농협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8월 말 기준 41조8309억원으로 역대 최고치였던 전월(41조2266억원)을 또 넘어섰다.

카드론은 대표적인 불황형 대출인 만큼 부실 가능성이 크다. 별도 대출 심사가 없어 카드 발급자라면 누구나 간단하게 이용할 수 있지만, 평균 대출금리가 연 14~15%에 이른다. 이에 카드론을 갚지 못해 카드사에 다시 대출을 받는 대환대출도 증가했다. 8월 말 기준 대환대출 잔액은 1조916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8142억원) 대비 1024억원(5.6%) 증가했다.

카드사 연체액도 증가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 기준 8개 전업 카드사 연체율은 1.69%로 지난해 말(1.63%) 대비 0.06%포인트 올라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으로 급전을 마련하던 취약 차주들의 대출 상환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험계약대출도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보험사 대출채권 현황'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생명·손해보험사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70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68조9000억원)보다 1조3000억원(1.9%) 증가했다.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던 지난해 말(71조원)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보험계약대출은 계약자가 가입한 보험을 해약할 때 받을 수 있는 해약환급금의 일정 범위 내에서 돈을 빌릴 수 있는 상품이다. 보험계약이 담보라 별도의 심사가 필요 없고 신용점수와 상관없이 대출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보험계약대출은 금융 취약 차주들이 주로 이용하는 대표적인 불황형 대출로 꼽힌다.

하지만 보험계약대출은 1금융권 대비 융통할 수 있는 금액도 적고 담보대출임에도 금리가 높은 편이다. 또 이자 연체 등으로 대출 원리금이 해약환급금을 초과하면 보험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

보험계약대출 증가세에 대출 한도를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 6월 순수 보장성 상품 5종의 약관대출 판매를 중단했다. KB손해보험은 지난달 상해·질병 보험계약대출 한도를 10~15%포인트 줄이며 해지환급금의 50%까지 내렸다.

취약차주들이 2금융권에 몰리는 대출 풍선효과가 우려되면서 금융당국은 카드론 관리 강화에 나섰다. 금감원은 카드론을 급격히 확대한 3개 카드사에 이달 말까지 리스크 관리 계획 제출을 요구했다. 카드사들이 관리 계획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관리 소홀로 제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은행 대출과 신용대출이 제한되고 카드론과 보험계약대출까지 규제될 경우 취약차주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점이다.

국세청이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세청의 최근 10개월 간 불법 사금융 업체 세무조사 결과 추징액이 1574억원에 달했다. 그간 대부업체 세무조사를 통해 추징했던 세금이 연간 300~400억원 수준인 것을 비춰보면 이례적으로 큰 규모다.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는 취약차주들이 늘면서 악성 탈루가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은 과도한 부채로 채무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올해 3분기까지 현장 밀착형 '서민·자영업자 지원개선 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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