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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끝까지 간다"···최윤범 회장, 금융당국 압박에도 '인상' 마지막 승부수(종합)

산업 중공업·방산

"끝까지 간다"···최윤범 회장, 금융당국 압박에도 '인상' 마지막 승부수(종합)

등록 2024.10.11 16:28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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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분수령 맞아···오는 14일 MBK 공개매수 종료 앞두고 주요 승부처고려아연 공개매수가 '83만→89만원'···영풍정밀도 3만5000원까지 올려재무 부담·정부 압박에도 '인상' 유일한 방안···사법 리스크도 변수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최근 벌어진 영풍·MBK와의 경영권 분쟁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최근 벌어진 영풍·MBK와의 경영권 분쟁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결국 '인상' 승부수를 던졌다.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부담이 커진 상황이지만 영풍과 MBK파트너스를 저지하기 위한 사실상 유일한 카드를 꺼내 들며 배수의 진을 쳤다.

고려아연은 11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83만원에서 89만원으로 7.2% 인상키로 결정했다. 매수 주식 수도 전체 주식의 약 15.5%인 320만9009주에서 약 17.5%인 362만3075주로 늘렸다.

이날은 고려아연이 이달 23일 종료되는 자사주 공개매수 기간을 늘리지 않고 조건을 변경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이로써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수에 투입하는 자금 규모는 기존 약 2조6635억원에서 약 3조2245억원으로 늘어났다.

최 회장 일가가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도 이날 영풍정밀의 대항공개매수 가격을 3만5000원으로 상향했다. 당초 제시한 3만원보다 5000원 올린 가격이다.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는 영풍정밀은 이번 경영권 분쟁의 중요한 승부처로 꼽힌다. 영풍·MBK 연합이 영풍정밀 경영권을 확보하면 최 회장 측의 고려아연 지분 1.85%를 빼앗아 가져오는 식이 돼 사실상 의결권을 3.7% 확보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한다.

고려아연·영풍정밀 공개매수가 동시 '인상'


최윤범 회장은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공개매수가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경영권 분쟁 막바지에서 가격 인상 없이는 사실상 승기를 잡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시장에서는 양측의 공개매수 가격이 같을 경우 세금·기간 등을 고려했을 때 MBK·영풍 연합이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풍·MBK의 공개매수는 오는 14일 먼저 종료되기 때문에 같은 가격이라면 '선(先) MBK'를 선택한 후 남은 물량에 대해 '후(後) 고려아연'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고려아연의 마감일은 MBK의 안분비례 결과를 확인한 후인 23일이다.

앞서 MBK가 주당 83만원에서 더 이상 공개매수가를 올리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치열한 물밑 수싸움 끝에 같은 가격이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과열된 가격 경쟁 양상 속에서 '승자의 저주' 비난 여론이 들끓자 공을 최윤범 회장에게 넘긴 것으로 보인다.

MBK는 "우리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은 각 회사의 현재 적정가치 대비 충분히 높은 가격"이라며 "현재 가격 이상의 경쟁은 두 회사의 재무구조에 부담을 주게 돼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떨어뜨리고 글로벌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고려아연을 압박했다.

특히 금융당국이 칼날을 겨누며 예의주시하는 상황에서 부담을 가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가격 경쟁 포기를 선언한 MBK의 발표 역시 다분히 금융당국을 의식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차 분수령 맞아···사실상 유일한 방안


최윤범 회장이 공개매수 기간 연장 없이 가격 인상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드라마인 11일 최후의 카드를 꺼내 들면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2차 분수령을 맞았다.

시장에서는 고려아연이 회삿돈으로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서게 되면 부채 비율 증가와 재무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차입에 의존하게 되면 이자 부담과 유동성 압박이 커지기 때문이다.

최 회장이 또 한 번 공개매수가 인상으로 경영권 방어에 성공하더라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그럼에도 판을 뒤집기 위해서는 공개매수가 인상이 사실상 유일한 방안으로 평가된다.

고려아연도 재무 부담·정부 압박 '변수' 압박을 의식한 듯 "이번 가격 조정은 법원의 판결에 따라 시행되는 것"이라며 MBK와 영풍의 적대적 M&A를 저지하기 위한 유일한 방안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날 의결 사항은 시장 상황과 금융당국의 우려를 경청하고 이사회에서 거듭된 고민과 토론 끝에 내린 결정이라는 점을 말씀드린다"며 "이는 고려아연의 성장성 및 장기적 기업가치를 고려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사법 리스크 변수···오는 18일 전후로 판결 전망


최윤범 회장이 던진 막판 승부수에도 사법 리스크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다. MBK·영풍 측은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자사주 취득금지 가처분 결정이 오는 18일 전후로 나올 전망이다.

MBK와 영풍은 이날 고려아연이 가격 인상을 결정하자 "기존에 진행 중이던 소송절차를 통한 구제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자 한다"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어 "저희는 해당 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반드시 승소해야 한다는 의지를 갖고, 최선을 다해 법원에 저희의 주장과 자료를 제출하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매수는 지난 10월 2일 법원의 판결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법원의 기각 판결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같은 내용과 주장에 기반한 추가 가처분신청은 상식을 벗어난 데다가 투자자에게 혼란을 준다는 측면에서 큰 문제가 있다"고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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