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쿠세권 투자 본격화···3년간 3조원 투입알리 3년간 1조5000억원 투자 계획
16일 쿠팡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6년까지 신규 풀필먼트센터(FC) 운영을 위한 신규 착공과 설비투자를 추진한다. 첨단 자동화 기술 도입, 배송 네트워크 고도화 등의 자금까지 포함해 총 3조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최근 남대전 프레시 풀필먼트센터, 광주광역시 광주첨단물류센터 준공식에 이어 울산 서브허브 착공 등 전국에서 본격적으로 물류 인프라 확장에 나서고 있다. 대전을 포함해 광주, 경북 김천·칠곡·울산 등 전국 9개 지역에 추가 물류 인프라를 구축해 1만명 이상을 직접 고용할 방침이다.
계획이 실현되면 쿠팡을 포함한 쿠팡풀필먼트서비스·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등 물류·배송 자회사의 전체 직고용 인력은 8만여 명으로 늘고 이 가운데 비서울 지역의 근무자 비중이 80% 이상으로 증가한다.
쿠팡은 지난 10년간 6조2000억원을 투자해 전국 30개 지역, 100개에 물류망을 건설했다. 신규 투자계획까지 포함하면 물류 인프라 확충에 총 10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이는 쿠세권을 전국으로 확장하기 위한 포석이다. 현재 전국 시·군·구 260곳 중 182곳(70%)인 쿠세권은 2027년부터 전국 230여 곳(88%)으로 늘어나게 된다. 사실상 전국을 로켓배송 이용이 가능한 '쿠세권'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쿠팡의 이 같은 행보는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대규모 투자 계획과 결을 같이한다. 알리는 지난 3월 산업통상자원부에 '한국경제 기여 및 소비자 보호방안'이라는 제목의 사업보고서를 제출했다. 사업보고서에는 3년간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도 포함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재권 보호 100억원, △소비자 보호 1000억원 △한국 셀러 지원 1000억원 △알리익스프레스 풀필먼트센터 2500억원 △알리바바그룹 글로벌판매 지원에 1300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알리가 투자하는 물류센터는 1곳으로 18만㎡(약 5만4450평·축구장 25개) 규모다. 국내 물류센터 확보로 기존의 직구 시스템을 넘어 상품의 배송 기간 단축은 물론 시장 경쟁력을 키우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쿠팡은 알리의 한국 투자 계획 발표 약 2주 만에 더 큰 규모의 투자 로드맵을 제시했다. 쿠팡의 투자규모는 알리의 총 투자금액의 2배다. 물류 인프라 투자에 쏟는 금액은 10배 이상이다. 물류 투자를 통해 이커머스 시장 선두 자리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알리의 추가 투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알리가 보유한 현금 자산은 855억달러(114조원)에 이른다. 글로벌 2위 이커머스 기업 알리는 이미 이러한 천문학적 금액을 활용해 1위 미국 아마존을 위협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알리가 지난해 본격적인 진출한 이후 종합몰 2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국내 토종 유통 기업들을 제쳤다. 알리가 향후 3년간 한국에 투자 계획을 발표한 만큼, 위협적인 몸 키우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국 커버리지 측면에서 볼 때 쿠팡이 알리보다 경쟁우위에 있다"면서 "하지만 알리에겐 막대한 자금력이 있고 국내 진출의지가 강한만큼 쿠팡의 국내 유통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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