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에 연간 순익 1조 전망, 2021년 이어 두 번째김성환 대표 임기 첫 해 깜짝 성적표···회사 안팍 호평 일색IPO 주관사 책임 논란, 무분별한 딜 수임 지적은 평판 부담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투증권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7752억원, 순이익 71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3.5%, 64.9% 증가했다. 별도 기준으로 따지면 세전이익은 9435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부동산 PF 관련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며 미리 부담을 덜어낸 탓에 올해 실적 증가세가 눈에 띄는 것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총 4308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국내·외 주식거래가 활발해지며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상반기 186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200억원으로 18.2% 대폭 확대된 점이 주요했다. 특히 약진 수준의 IB 성과에 주목할 만한 하다. IB 수익은 같은 기간 1971억원에서 3325억원으로 68.7% 급증했다. 이에 대해 한투증권은 "채권발행시장(DCM)과 주식발행시장(ECM)에서 고른 성과를 냈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에서 신규 딜(Deal)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IB 이해도가 깊은 김성환 대표의 실력이 발휘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부동산 PF에 정평하다는 평가를 받던 중 2016년 당시 한투증권에서 처음으로 조직된 IB그룹장을 맡아 전문성을 보인 결과 1년 만에 2017년 경영기획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9년부터 개인고객그룹장을 맡아 리테일과 자산관리(WM) 사업을 이끌었고, 결국 지난해 말 대표이사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다. 직전 한투증권 대표인 정일문 부회장이 1964년생, 김성환 대표가 1969년생으로 지난해 지주의 인사 발표 당시 '세대교체' 평가가 나왔다.
김 대표는 IB와 WM, 리테일까지 두루 경험한 내공을 살려 취임 첫 해 1분기와 2분기 모두 증권사 중 최대 실적을 거뒀다. 올해 남은 기간에도 실적 증가세가 유지된다면 순익 1조원 기록을 다시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투증권은 지난 2021년 순이익 1조4502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세대교체가 이뤄진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데다, 호실적 덕분에 내년 3월 임기 만료인 김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한투증권의 핵심인 IB에 김 대표가 직접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보탠다. 김 대표는 대표 선임 이후 빈 자리가 된 IB그룹장에 새 인물을 채우는 대신 IPO·인수합병(M&A)·채권발행 등 영업을 지원하는 IB전략본부를 신설했다. IB전략본부장에는 윤희도 전 한국금융지주 전략기획실 상무를 선임했다.
다만 IPO 주관 관련 논란에 휩싸이는 점은 부담이다. 지난해 파두는 팹리스 유니콘(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으로 주목받아 기술특례 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했지만, 증시 입성 3개월 만에 예상 매출치 대비 15%에 불과한 실적을 발표해 '뻥튀기 상장' 논란이 제기됐다. 한투증권이 지난 2022년 일부 지분인수 이후 IPO까지 '셀프상장'을 추진했던 이노그리드의 경우 경영권 분쟁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한국거래소의 사상 첫 상장 승인 취소 결정도 이뤄졌다.
파두와 이노그리드 IPO 주관사인 한투증권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파두 사태 이후 한투증권은 금융당국의 압수수색까지 받았다. 최근에는 IPO 주관 계약을 맺은 아이엠포텐이 시장에 데뷔할 만한 체급은 아닌데도 무리한 상장을 추진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실적에 치중해 공격적인 딜 수임에 나선 나머지 회사 가치를 면밀히 살피는 주관 의무는 게을리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한투증권은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과 올해 IPO 시장 1위를 두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스몰캡 기업의 경우 IPO 수수료 수익이 대어급 기업에 비해 많지 않은데 자꾸 구설에 휘말리는 건 한투증권으로써도 평판에 부담되는 요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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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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