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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장에서 답 찾는다"···SK이노, 'R&D·생산 전문가' 전진 배치

산업 중공업·방산

"현장에서 답 찾는다"···SK이노, 'R&D·생산 전문가' 전진 배치

등록 2024.10.24 13:49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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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사령탑에 김종화·최안섭·이상민 등 발탁 '초대형 에너지 기업' 출범 앞서 경영진 재정비"안정적 공정 운영, 제품 경쟁력 확보 등 기대"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자산 106조원 '초대형 에너지 기업'으로 새 출발을 앞둔 SK이노베이션이 이공계 출신 전문가 3명을 계열사 최전선에 배치했다. 불황과 중국발(發) 공급 과잉의 위기에서 회사를 건져내려면 기술과 현장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인물에게 경영을 맡겨야 한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24일 SK이노베이션은 김종화 SK에너지 울산 CLX(컴플렉스) 총괄과 최안섭 SK지오센트릭 머트리얼(Material)사업본부장을 각각 회사의 새 대표로 발탁하고, 이상민 SK엔무브 그린(Green)성장본부장에게 SK아이이테크놀로지를 맡기는 등의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오는 11월1일 SK E&S와의 합병법인이 문을 여는 가운데 당면 위기를 돌파하고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이번 인사를 결정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새로 선임된 CEO 세 명이 모두 공학도이면서 생산·연구개발 현장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라는 데 있다.

먼저 김종화 SK에너지 사장(1967년생)은 한양대학교 공업화학과 출신의 엔지니어다. 정유·화학 사업을 두루 경험한 것은 물론 울산 CLX 내 최고의 생산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1994년 SK이노베이션 전신인 유공으로 입사해 ▲SK에너지 엔지니어링본부장 ▲SK이노베이션 SHE(안전·보건·환경) 부문장 ▲SK지오센트릭 최고안전책임자(CSO) 등 현장을 관리하는 주요 부서를 거쳤고, 지난해부터 울산 CLX 총괄로 활동해왔다.

최근 SK에너지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보일러 운영을 효율화하는 차원에서 울산 CLX 동력 보일러에 가스엔진 열병합발전시스템을 장착했는데, 이를 지휘한 사람이 바로 김종화 사장이다.

또 최안섭 SK지오센트릭 사장(1972년생)은 연세대학교 화학공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R&D 연구원으로 그룹에 합류했다. SK지오센트릭에선 최적운영실장과 전략본부장 등 주요 보직을 맡았다. 풍부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SK지오센트릭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최적의 인물로 지목된다. 일본 도쿠야마와 반도체용 고순도 아이소프로필알코올 합작법인 설립을 주도하는 등 굵직한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상민 SK아이이테크놀로지 사장 내정자(1975년생) 역시 그린성장본부장 역시 KAIST 기계공학과 학·석사 학위를 받고 R&D 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전문가다. 그는 SK㈜ 테크놀로지 이노베이션센터에서 첨단 기술 개발을 책임졌으며 SK엔무브 그린성장사업실장 등 성장 사업 영역에서 주로 경력을 쌓았다. 이 과정에서 냉난방공조(HVAC)와 전기차용 윤활유(e-Fluids) 등 주요 신사업을 단시간 내 안착시킴으로써 SK엔무브의 성장전략을 재편하는 성과를 냈다는 전언이다. 이상민 사장에 대한 대표이사 선임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뤄진다.

동시에 SK지오센트릭은 성과와 역량을 검증받은 김용수 경영기획실장, 최윤석 아로마틱(Aromatic) 공장장, 여두현 패키징 솔루션(Packaging Solution)사업부장을 신규 임원으로 승진하는 내용의 후속 조직개편도 이어갔다. 어려워진 화학사업 여건을 감안해 임원 규모는 줄이고 조직을 단순화함으로써 실행력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SK이노베이션이 CEO 인사에서 이른바 '기술형 사장'을 발탁한 것은 불확실한 환경 속에선 현장 중심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저가 공세에 따른 범용 제품 실적 악화가 현 위기의 주된 이유인 만큼 고부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운영 효율까지 높이려는 포석이란 얘기다.

특히 SK그룹은 전통적으로 기술 또는 연구개발 전문가에게 중책을 맡기는 인사 기조로 유명하다.

5일 SK하이닉스 미래포럼에서 곽노정 대표가 오프닝 스피치에 나섰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5일 SK하이닉스 미래포럼에서 곽노정 대표가 오프닝 스피치에 나섰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를 이끄는 곽노정 사장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곽 사장은 엔지니어 출신 반도체 전문가로서 HBM(고대역폭메모리)와 같은 차세대 기술 개발에 신경을 쏟았으며 산업계 전반에 확산된 AI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영업에 가속 페달을 밟음으로써 회사를 정상궤도로 돌려놨다. 그 결과 SK하이닉스는 작년 4분기부터 흑자 기조를 유지해 오다가 올 3분기엔 영업이익 7조300억원의 새 기록을 썼다. 이미 15조원을 벌어들인 터라 연간으로도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둘 공산이 크다. 무엇보다 비슷한 환경 속에도 경쟁사의 실적은 그리 양호하지 않아 결국 '기술력의 승리'라는 평가를 받는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11월 1일 SK이노베이션은 SK E&S과 합병해 토탈 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 출범한다"면서 "포트폴리오 조정에 맞춰 조직을 빠르게 안정시키고, 운영 효율을 개선할 CEO를 발탁했다"고 말했다.

이어 "새 CEO가 제품 경쟁력 확보로 지속적인 수익 창출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안정적인 공정 운영 등 측면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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