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주의 기반 '관세 부과' 현실화···수출 감소 불가피낮아진 경제성장 눈높이···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전문가 "트럼프 행정부 강달러 심화···한은 금리인하 부담"
트럼프 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치러진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누르고 당선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년 1월 백악관에 입성하는대로 집권 1기 당시 미완에 그쳤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강하게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의 대표적인 대외정책은 보호무역주의 기반의 '관세 부과'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중국을 제외한 제3국에 대해 보편적 관세 20%포인트(p)를 추가 부과하고 중국에는 60% 관세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경제를 고려하면 트럼프 집권 이후 경제성장에 대한 눈높이는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 부과 시나리오에 따라 한국의 총수출액은 53~448억달러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수출 예상 증가율은 올해보다 떨어진 3.4% 수준으로, 이 같은 수출 둔화는 국내 경기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예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아졌다"며 "따라서 수출 부진은 내년 성장에 대한 기대를 2% 이하로 끌어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관세 폭탄'으로 수출이 위축될 경우 한은에 대한 기준금리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을 고려해 연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하가 결정된다면 연말 금리는 지금보다 20bp 이상 낮은 수준에 위치할 수도 있다"며 "불안감 확대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도 금리를 낮추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내세울 정책은 한국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물가가 2%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한국은행의 급격한 통화정책 완화는 제약되겠지만 점차적으로 내수 부진과 수출 수요 위축 등이 이어진다면 이를 대응하기 위한 추가 인하의 필요성이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의 경우 트럼프 당선이 금리인하 속도를 늦추기보다는 오히려 확대시킬 수 있는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금리상승 압력은 미국보다 더 일시적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한은은 내년 3분기까지 매 분기 1회씩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부연했다.
일각에선 한은의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당분간 쉽지 않다는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집권 이후 강달러 기조가 심화되면 금리를 내리는 속도가 제한될 수밖에 없어서다.
허준영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기존의 경제요소에 트럼프 집권이 더해지면 달러 강세를 추동하게 되고, 이는 한은의 금리인하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결국은 고환율을 한은이 어떻게 해석할지에 달려있고, 한은 총재를 비롯한 금통위원들이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강달러를 유지하기 위해 금리를 내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우리도 영향을 많이 받게 될 것"이라며 "국내 경제는 장기적인 침체에 빠져 있지만 강달러를 고려할 때 금리를 더 내리지는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경제 상황과 상관없이 미국의 금리 사이클에 따라 한은의 통화정책이 바뀔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단기적으론 금리인하에 대한 여력이 있지만 향후엔 다시 금리를 올리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의 관세장벽으로 수출이 막히면 원화는 강세를 나타내기 어렵다"며 "일단 국내 기준금리는 내릴 가능성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트럼프 행정부의 집권기간이 끝나갈 무렵엔 금리인상을 예견할 수밖에 없고, 한은도 미국을 따라 금리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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