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루닛의 주가는 10.26% 하락한 7만 5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회사 임원 및 주요주주 7인이 일부 주식을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며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공시에 따르면, 옥찬영 최고과학책임자(CMO), 이정인 이사, 팽경현 상무이사, 유동근 상무이사, 박승균 상무이사, 박현성 상무이사 등은 각 6만 4156주를 주당 7만7934원에 매도했다. 매각한 주식은 미국계 롱펀드 운용사가 사들였다.
이에 따라 해당 임원과 주요 주주 7명이 보유한 루닛 지분은 11.56%에서 10.24%로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블록딜이 내부자 거래 사전공시의무제도를 교묘하게 피해 이뤄졌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실제 이들의 1인당 매도금액을 계산하면 49억9993만3704원으로, 50억원에 약간 못미친다. 지난 7월부터 시행된 사전공시제도에 따르면, 지분 10% 이상 주요 주주와 회사 경영진, 전략적투자자(SI)는 지분 1% 이상 혹은 50억원 이상을 거래할 때 거래 가격과 수량·기간을 최소 30일 전에 공시해야 한다.
블록딜 소식으로 주가가 빠지자 루닛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회사는 입장문을 내고 "대출금 상환 등 개인적 사유에 의한 것일 뿐 회사의 성장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루닛측은 "해당 임원 중 일부는 지난해 11월 회사가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단행한 2002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참여 과정에서 청약자금 마련을 위한 고금리 대출을 받은 바 있다"며 "이번 주식 매도는 이 같은 대출금 상환 등을 위한 것이다. 특히 공동창업자의 경우 각각 보유 지분 중 10% 미만의 수준으로 매도했다"고 밝혔다.
그러며 "이번 매도로 해당 임원 및 주요주주 7인이 보유한 루닛 지분이 감소했지만, 이는 회사의 대규모 자금 조달 계획에 임원 및 관계자들이 적극 동참한 데 따른 대출금 상환 등 개인적인 사유에 의한 것일 뿐"이라며 "해당 임원들은 현재 회사의 사업부별 책임자로서 성실히 근무하고 있으며, 임직원 육성·관리와 매출 향상, 사업영역 확대 등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당 임원을 필두로 한 사업부별 연구개발(R&D) 강화, 차세대 신제품 개발, 글로벌 진출 확장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어 향후 회사의 성장성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이번 매각 주식은 회사의 주가 상승을 기대한 미국계 롱펀드에서 전량 인수한 만큼, 장기적인 투자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창업주와 대표이사가 직접 주가 방어에 나서기도 했다. 2013년 루닛을 창업한 설립자인 백 의장은 6456주를, 2016년 루닛에 합류해 2018년부터 대표이사직을 맡아온 서 대표는 1291주를 이날 장내 매수했다.
회사측은 "이번 주식 매수는 회사의 성장이 지속될 것이란 강한 믿음에서 나온 결과"라며 "루닛은 회사를 믿고 투자해주신 주주님들의 지지와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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