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지분 한화에어로에 몰아주며 김동관 지배력 강화삼남 김동선 역할 뚜렷해지며 3형제 사업 구도 명확해져㈜한화, 그룹 분리 용이한 구조 갖춰···향후 지분정리에 초점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방산·항공우주·에너지 사업으로 그룹 내 지배력을 높이는 가운데, 차남 김동원 사장은 금융을, 삼남 김동선 부사장은 유통·로봇·반도체 장비 사업을 맡는 구도가 명확해졌다. 이에 한화그룹이 인적분할을 통해 3형제가 각자 맡을 사업을 나누는 계열분리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임팩트파트너스와 한화에너지는 보유 중인 한화오션 지분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양도했다. 구체적으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4.20%, 한화에너지 0.58%, 한화에너지 싱가포르 1.36%로 총 양도 지분은 2237만5216주다. 이는 약 1조3000억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한화오션 연결 보유 지분율은 34.7%에서 42.01%로 늘어나게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분 30.64%에 연결 자회사 한화시스템의 지분 11.57%가 합쳐진 수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 등 4개사가 보유했던 한화오션 지분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된 것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대 주주로 오르게 됐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그룹 내 지배력 변화도 주목할 부분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오션 최대 주주로 오르게 되며 ㈜한화→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명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룹 내 핵심인 방산 분야의 구심력을 모을 수 있게 된 것으로, 방산 사업을 총괄하는 김 부회장의 지배력이 그만큼 강화된 셈이다.
더욱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오션 지분 취득에 나선 시기, 김동선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아워홈을 인수하고, 김 부사장이 반도체 장비 전문회사 한화세미텍 미래비전총괄로 합류하며 3형제가 맡을 역할이 더욱 공고해졌다.
재계에서는 다른 그룹들의 사례처럼 한화그룹 역시 향후 3형제가 각자 맡을 사업으로 그룹을 계열분리 할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실제 한화그룹은 한화에너지의 전신인 에이치솔루션의 역합병, ㈜한화와 한화건설의 합병, 방산 사업 통합, 한화솔루션의 한화갤러리아 흡수 합병과 재분할 등의 사업재편 과정을 통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데 집중해왔다. 주요 사업 자회사의 지분을 ㈜한화로 모아 사업별로 그룹을 분리하기 용이한 구조를 갖춰온 것이다.
물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김승연 회장과 3형제 간 지분 정리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현재 ㈜한화의 최대주주는 22.65% 지분을 보유한 김 회장이다. 김 부회장이 4.91%, 김 사장과 김 부사장이 각각 2.1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3형제가 100%(김 부회장 50%·김 사장 25%·김 부사장 25%) 지분을 소유한 한화에너지가 ㈜한화 지분 14.90%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한화 지분 9.70%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같은해 7월 공개 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늘려 ㈜한화에 대한 지배력을 높였다.
한화에너지를 통해 3형제가 ㈜한화를 간접적으로 지배하는 지금의 구조에선 계열분리 과정에서 지분정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 ㈜한화와 한화에너지의 합병을 통해 3형제가 직접적으로 그룹의 지배력을 키우는 방안도 재계에선 유력한 시나리오로 꼽힌다.
더욱이 한화에너지가 한화임팩트의 지분 절반 이상을 보유한 상황에서 한화에너지(1236억원)와 한화임팩트파트너스(8880억원)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한화오션 지분 양도 과정에서 확보한 1조원대 유동성이 향후 3형제 승계에 활용될 것이란 관측에도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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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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