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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상처뿐인 영광'···고려아연, 재무건전성 악화일로

산업 중공업·방산

'상처뿐인 영광'···고려아연, 재무건전성 악화일로

등록 2025.02.18 07:35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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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100개 분기 흑자 행진···연간 매출 '역대 최대'재무건전성은 악화···1년 만에 차입금 4조원 폭풍 증가15년 만에 최대 7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추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고려아연이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했지만 상처뿐인 영광을 얻었다.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고도 탄탄했던 재무건전성이 흔들리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해 4분기까지 100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 기록을 이어갔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전년보다 11.5% 증가한 736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연간 매출액은 12조828억원으로, 전년보다 24.5% 증가 역대 최대 수준이다.

고려아연은 "100분기 연속 흑자라는 '금자탑'을 달성했다"며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이 심화하고, 미국발 관세 전쟁 등 비우호적인 대내외 환경이 이어지는 상황이지만 매출 성장세를 보이며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지난해 고려아연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고도 당기순이익은 2155억원으로, 전년 대비 59.6% 감소했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지난해 4분기 차입금이 증가하면서 당기순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표면적인 실적은 양호했지만 경영권 분쟁 여파로 사실상 내실은 좋지 못했다.

특히 탄탄했던 고려아연의 재무건전성은 지난해 9월부터 이어진 경영권 분쟁 여파로 크게 악화됐다. 경영권 분쟁 초기 경쟁적인 공개매수가 '쩐의 전쟁'으로 흘러가면서 차입금을 크게 늘린 영향이 컸던 영향이다.

당시 고려아연은 영풍·MBK 공개매수에 대항해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7% 고금리' 사모채로 1조원을 긴급 조달했다. 이에 따른 이자비용만 수백억 원에 이른다.

그 결과 지난해 4분기 기준 고려아연의 차입금 규모는 4조8260억원이다. 2023년 4분기 차입금 8620억원과 비교하면 1년 새 6개 가까이 폭증한 것이다.

고려아연이 15년 만에 회사채 발행에 나선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내달 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7000억원까지 증액 발행도 고려하고 있다. 종전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기존의 고금리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함이다.

시장에서는 고려아연의 회사채 발행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상당한 자금을 소진했고 아직까지 경영권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투심을 자극할 수 있을지 우려의 시선이 깊다.

흔들리는 고려아연의 신용등급도 우려 요인이다. 그동안 고려아연은 신용등급 'AA+'의 우량기업으로 평가됐지만 경영권 분쟁 이후 국내 신용평가사 3사에서 등급 전망 '부정적' 꼬리표를 달게 됐다.

나이스신용평가 신용등급 전망 강등 이유에 대해 "자사주 취득 자금 대부분을 외부 차입을 통해 마련해 순차입금과 금융비용, 부채비율 등 재무안정성 지표가 과거 대비 저하됐다"며 "경영권 분쟁이 회사의 사업과 재무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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