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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지난해 실적 선방한 농협은행···강태영 행장의 무거운 어깨

금융 은행

지난해 실적 선방한 농협은행···강태영 행장의 무거운 어깨

등록 2025.02.17 07:38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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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 충당금 기저효과로 이익 감소 상쇄늘어가는 연체율·무수익여신···건전성 '경고등'수익성 관건은 디지털 혁신···원앱 고도화 특명

지난해 실적 선방한 농협은행···강태영 행장의 무거운 어깨 기사의 사진

NH농협은행이 지난해 실적 선방에 성공했지만 강태영 행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모두 줄어든 가운데 대손충당금 기저효과로 간신히 역성장을 피했기 때문이다. 4대은행 대비 높은 연체율과 무수익여신 비중 탓에 대손비용 부담도 늘어가는 모양새다.

14일 NH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지난해 농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1조807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5대은행(신한·하나·KB국민·우리·NH농협) 가운데 당기순이익 2조원을 넘지 못한 곳은 농협은행이 유일하다.

농협은행의 표면적인 실적은 소폭 증가했지만 본업에서의 성과는 오히려 감소했다. 은행의 핵심 경영지표인 이자이익은 1.3% 감소한 7조6579억원에 그쳤고, 비이자이익인 수수료이익(7454억원)도 0.3% 줄었다. 지난해 4877억원에 달했던 기타영업손익(5333억원)의 적자 규모도 더욱 확대됐다.

대부분의 수익 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전체 실적을 뒷받침한 건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 감소효과다. 지난해 농협은행의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9696억원으로, 전년 대비 42.4%나 줄었다. 2023년 1조6843억원에 달했던 충당금 전입액이 7000억원 넘게 줄어들면서 기저효과 덕을 본 셈이다.

4대은행 합산 순이익 8% 늘었는데 농협은 '제자리'


농협은행의 이 같은 지난해 실적은 4대은행과 다소 괴리가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4대은행의 합산 순이익은 13조3430억원으로 전년 대비 8.38% 급증했다. 리딩뱅크를 탈환한 신한은행은 지난해 3조6954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20.5%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의 순이익(3조394억원)도 21.30% 증가했다.

지난해 농협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1.88%로, 전년 대비 0.08%포인트(p) 하락했다. 카드를 제외한 NIM은 이보다 더 낮은 1.74%다.

금리인하에 따른 NIM 축소로 이자이익이 감소한 가운데 4대은행과 달리 비이자이익도 늘리지 못했다. 7454억원에 그친 수수료이익은 전년 대비 0.3% 감소했고,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이익(5873억원)은 16.0%나 급감했다.

수익성 뿐만 아니라 건전성 지표도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지난해 농협은행의 연체율은 0.56%로, 전년 대비 0.13%p나 상승했다. 최근 저점인 2022년 2분기(0.18%)와 비교하면 0.38%p나 높은 수치다.

지난해 농협은행의 무수익여신은 1조1949억원으로, 7682억원에 그쳤던 연초 대비 55.5%나 급증했다. 원화대출금(290조7670억원)은 연초 대비 5.1% 불어났지만 부실 여신이 늘면서 수익 확대로 이어지지 못한 셈이다.

여신 건전성이 낮아지면서 손실흡수능력 확대를 위한 대손충당금 부담도 늘고 있다. 지난해 농협은행의 대손충당금은 3조49996억원으로, 연초 대비 11.9% 증가했다.

지난 4년간 농협은행의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뚜렷한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2021년 0.29%였던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2022년 0.26%, 2023년 0.37%, 지난해엔 0.51%까지 치솟았다.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하면서 농협은행의 보통주자본비율은 14%대로 내려앉았다. 농협은행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15%대의 보통주자본비율을 유지해왔지만 지난해엔 14.75%로 뚝 떨어졌다.

이에 대해 농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해 대손충당금 산출기준을 변경하면서 대손비용이 다소 증가했다"며 "특수은행 특성상 씬파일러 대출 규모가 크다보니 연체율, 무수익여신 비중이 타행 대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슈퍼플랫폼 구축으로 건전성·수익성 다 잡는다"


올해 새롭게 경영 지휘봉을 쥔 강태영 신임 행장은 부진한 수익성과 건전성을 한꺼번에 끌어올려야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부실한 내부통제 개선방안도 아직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지지 않은 상태다.

강 행장은 취임 일성으로 ▲고객신뢰 및 동반성장 ▲원리원칙 재정립 및 내부통제 혁신 ▲디지털 리딩뱅크 도약 ▲미래금융 선도 등을 제시했다. 농협은행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는 '디지털 혁신'이 첫 손에 꼽힌다.

농협금융그룹은 하나의 앱에서 금융서비스와 비금융서비스를 한꺼번에 제공하는 슈퍼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NH올원뱅크의 가입자 수는 지난 2022년 901만명에서 지난해 1168만명으로 증가했지만 금융앱 1위인 토스(2800만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농협은행의 디지털 혁신전략이 궤도에 오르면 비금융 서비스를 중심으로 비이자이익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입출금, 펀드, 대출, 개인 IRP, 방카슈랑스 등 비대면 금융상품 판매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농협은행의 비대면 상품판매 건수는 30.5%에 머무르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전문가로 인증받은 'DT-마스터'는 2021년 205명(레벨1 기준)에서 2024년 1175명으로 증가했다"며 "디지털 금융을 이끌어갈 내부인재를 지속적으로 양성하고 인재풀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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