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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한미약품 장남 임종윤의 'DXVX', 과한 투자 확대로 위기 지속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한미약품 장남 임종윤의 'DXVX', 과한 투자 확대로 위기 지속

등록 2025.02.17 16:42

수정 2025.02.17 17:13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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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법차손 비율 303.6%···'관리종목 지정우려' 발생에빅스젠 흡수합병도 철회, 체질개선 급제동"기술수출로 신약 성과 낼 것"···헬스케어 사업도 확대

한미약품그룹 장남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디엑스앤브이엑스(DXVX)가 거래재개 2년도 안 돼 다시 관리종목 지정 위기를 맞았다.

17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XVX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33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7.4% 하락했고, 영업손실은 208억원으로 전년(121억원)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규모는 544억원에 달했다. 전년도 법차손 규모는 270억원이었다.

별도 기준으로도 매출액은 189억원으로 전년보다 9.4% 줄었고, 영업손실은 27.2% 증가한 185억원을 기록했다. 법차손 규모는 470억원으로 전년보다 74.2% 확대됐다.

이에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은 2023년 8.3%에서 2024년 93.7%, 지난해 303.6%로 늘었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3년 중 2년 자기자본 50% 초과 법차손 발생 등의 사유로 관리종목지정이 우려된다며 13일 DXVX의 시간외 거래를 정지했다. 코스닥 상장 유지를 위해선 별도기준 매출 30억원 미만 ▲최근 3년간 2회 이상 법차손이 자본의 50% 초과 ▲최근 사업연도 말 자본잠식률 50% 이상 ▲별도기준 매출 최근 사업연도 30억 원 미만(기술성장기업은 상장 후 5개 사업연도 미적용)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튿날인 14일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재무적 상황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격한 외형 확장과 투자 확대로 출혈이 커져 이같은 사태를 초래했다고 보고 있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의료진단 사업(유전체진단·체외진단)을 하던 DXVX는 지속된 적자로 지난 2019년 감사 의견 거절을 받고 상장폐지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2021년 10월 임 회장이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경영진 교체, 사업구조 다각화 등을 단행하며 실적을 대폭 개선했고, 7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2023년 3월 거래재개에 성공했다.

임 회장은 '전방위 헬스케어 그룹'을 표방하며 2022년 한국바이오팜 인수, 2023년 중국 자회사 설립 및 에빅스젠 인수 등을 추진했다. 다만 이 영향으로 거래재개된 해에 다시 12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전년 대비 2553.1% 증가한 278억원에 달했다.

매출도 감소세다. 기존 캐시카우였던 의료진단 부문 매출은 작년 3분기 기준 16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60억원과 비교해 급감했다. 이는 임 회장의 또 다른 개인회사인 코리그룹에 제공하던 '기초의학 연구용 정밀의료 유전체 서비스' 계약이 종료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적을 견인하던 헬스케어 사업은 수출 감소로 전체 매출에 타격을 줬다. 국내외 경기위축 여파로 중국 현지 자회사와 한국바이오팜의 매출이 감소한 탓이다.

신약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추진했던 에빅스젠과의 인수합병도 미끄러져 체질개선에도 급제동이 걸렸다. 회사는 작년 10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에빅스젠과의 흡수합병을 추진했으나 주주들의 반대로 계획을 철회했다.

여기에 R&D 투자 증가, 인력 확대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은 더욱 악화됐다. 작년 3분기 기준 R&D 투입 비용은 74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25.28%를 연구개발에 썼다. R&D 조직은 박사급 16명, 석사급 28명으로 구성해 2023년 대비 박사급은 4배, 석사급은 3배 가까이 늘렸다.

회사는 올해부터 신약개발 성과를 본격화해 기업가치 제고에 나서는 한편, 해외 사업 확대로 매출 회복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약개발은 막대한 비용과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한 가지 파이프라인에만 몰두해도 성과가 나오기 힘든 분야인데, DXVX가 보유하고 있는 물질만 감염병 및 항암 백신, 비만 및 당뇨 등 대사 질환, 항바이러스제, 안질환 치료제 등으로 다양하다.

그럼에도 지금까지의 노력을 바탕으로 올해 mRNA 플랫폼과 경구용 비만 치료 신약 물질 기술이전에 성공시키겠다는 게 회사의 포부다.

가장 빨리 성과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물질은 상온 초장기 보관 mRNA 플랫폼이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 달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분야 투자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다수 업체와 투자자들이 mRNA 플랫폼에 관심을 표했고, 일부 업체와는 비밀준수 계약 및 물질 이전 계약(MTA)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진행 중인 온라인 실사가 마무리되면 텀시트 협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텀시트는 계약 직전에 주고받는 계약으로, 바이오업계 기술 딜 프로세스의 후기 단계에 해당한다.

이 플랫폼은 DXVX가 포항공대로부터 독점적 상업화 권리를 확보한 기술이다. 상온에서도 10년 이상 보관이 가능해져 콜드체인이 필요한 기존 mRNA백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회사는 경구용 비만치료제(DX-DRG-C01)에 대해서도 기술이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 물질도 다수의 국내 제약바이오기업과 기술이전 논의를 통해 온라인 실사에 돌입한 상태다. 경구용 제제는 위고비 등 기존 주사제 대비 복약 편의성 면에서 우수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개발 중인 화합물의 구조적 특성상 기존 시장의 주사제 펩타이드 제품의 여러 부작용 이슈에서 보다 자유로울 것으로 회사는 판단하고 있다.

매출 회복도 꾀한다. 자체 브랜드인 오브맘과 치료보조제 덱스벡스의 국내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판로 확대를 통해 매출과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또 지난해 베트남과 중국에 이어 일본과 미국 등 글로벌 시장으로 수출 시장을 다변화해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이밖의 재무 건전성 강화 및 관리종목 지정 해소 노력도 이어간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사업 최적화, 비용 효율화 전략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자본 확충 및 수익성 개선을 통해 관리종목 지정 사유를 해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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