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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K-바이오 '생물보안법' 반사이익 노렸지만···'관세 변수'에 긴장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K-바이오 '생물보안법' 반사이익 노렸지만···'관세 변수'에 긴장

등록 2025.02.20 07:10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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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통한 미국 제조업 부흥 꾀해 보편관세 부과시 CDMO 고객사 부담 증가할 수도 후지필름 공장 건설, 美·日관계 등 영향···"정부 지원 필요"

K-바이오 '생물보안법' 반사이익 노렸지만···'관세 변수'에 긴장 기사의 사진

트럼프발 관세 압박이 의약품으로 확대되면서 국내 위탁개발생산(CDMO) 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지난해 생물보안법 추진으로 한국 CDMO기업들의 수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현지 생산 공장이 없을 경우 오히려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일본 등 해외 경쟁업체들이 미국 내 제조시설을 확충하고 있는 점도 우려되는 사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 위치한 사저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의약품 관세에 대한 질문에 "25%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관세는 1년에 걸쳐 훨씬 더 인상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그들(기업들)에게 (미국에 투자하러) 들어올 시간을 주고 싶다. 미국에 공장을 두면 관세가 없기 때문에 약간의 기회를 주고 싶다"고 전했다.

이같은 발언 속엔 관세를 이용해 미국 내 투자를 유도하고, 제조업을 육성시키겠다는 트럼프의 의중이 담겨있다. 해외 의약품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높은데다 중국 바이오산업이 급부상하며 미국 패권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UN 무역통계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은 1180만 달러(170억498만원)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해 전년대비 305억 달러(43조9535억원) 늘었다. 작년 기준 중국에서 수입한 의약품 규모는 78억4000만 달러(11조2810억원)에 달했다.

중국의 바이오산업은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인건비, 정부의 전폭적 지원 등을 바탕으로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의약품 시장으로 부상했다. 시장조사기관인 글로벌 데이터는 최근 중국의 임상시험건수가 미국을 앞질러 글로벌 임상시험 1위 국가로 도약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이 자국 내 CDMO 산업을 육성하자 미국 기업들의 중국 의존도는 더욱 높아졌다. 현재 미국 바이오기업 80%가 중국 CDMO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 대표 CDMO 기업인 우시바이오로직스(이하 우시바이오)는 2021년 기준 매출 절반이 미국에서 나왔다.

미국이 중국 바이오기업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이면서 국내 기업들의 성장이 예상됐지만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는 60만4000L라는 세계 최대 연간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상위 제약사 17곳을 고객을 확보 중이다. 작년 3분기 기준 미국 매출 비중은 24%에 달한다.

CDMO산업 특성상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이 부담은 의약품을 최종 수입하는 고객사(미국 기업)가 지게 된다. 회사의 수익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진 않지만 10%의 보편관세가 적용될 경우 고객사가 계약을 유지하는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 바이오의약품은 생산공정이 까다로워 위탁생산 업체를 바꾸는 일이 흔치 않은데, 관세 부담이 커진다면 미국 공장이 있는 업체와 손을 잡을 수도 있다.

현재 일본 후지필름, 중국 우시바이오 등이 미국 현지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짓고 있는 점도 위협이 될 수 있다.

후지필름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공장에 4조4000억원을 투자해 현지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이 공장은 오는 2028년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우시바이오도 생물보안법 이슈로 잠시 중단했던 미국 매사추세츠주 우스터 생산공장 건설을 지난해 12월 재개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상임부회장은 "우리나라(삼성바이오)가 글로벌 시장 1위 생산사이트를 가지고 있지만 향후 마켓쉐어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후지필름이 미국 내 공장을 가지고 있는 건 트럼프 정서상 유리한 조건이고, 회사의 영업 전략도 치밀하다. 당장 후지필름 쪽으로 물량이 넘어가진 않겠지만 최근 대일관계를 보면 영향을 주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생물보안법으로 미중갈등이 심화되고 있긴 하지만 우시바이오도 적극적인 대응 방안으로 현지 공장을 짓고 있다"며 "오히려 관세 정책으로 이득을 볼 가능성도 있다. 가격적 측면에서도 그렇고 중국 시장을 100% 무시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바이오의약품 CDMO가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국내 기업들이 미국 현지에 공장을 짓지 않았던 데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트럼프 임기 4년이 지났을 때 상황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섣불리 공장을 지을 순 없다"며 "기업도 많은 고민을 하겠지만 냉정하게 봤을 때 삼성바이오(기업) 혼자 대응하는건 어렵다고 본다. 정부가 외교통상적 차원에서 같이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삼성바이오는 미국 내 신규 공장을 설립하거나 공장을 이수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측은 "케파(CAPA) 확장을 위한 부지 검토는 계속하고 있다. 관세 정책이 명확하게 결정된 건 아니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 CDMO 기업 중 미국 현지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롯데바이오로직스, SK팜테코, 차바이오텍(마티카바이오) 등이 있다. 이 중 삼성바이오와 함께 항체 의약품 생산을 중심으로 하는 롯데바이오의 시러큐스 공장은 이미 가동률이 80%에 달한다. 추가 수추을 위해선 케파 확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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