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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화려한 성적표에 가려진 경고등···4대 금융지주 연체·상생 압박 직면

금융 금융일반

화려한 성적표에 가려진 경고등···4대 금융지주 연체·상생 압박 직면

등록 2025.04.28 13:20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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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순익 5조원 육박···조달비용 감소와 기저효과 덕NIM 하락·수수료이익 부진 속 대손충당금 부담 확대'이자장사' 프레임 단단해졌는데 NPL 비율은 '쑥쑥'

화려한 성적표에 가려진 경고등···4대 금융지주 연체·상생 압박 직면 기사의 사진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수준의 순이익을 올리며 화려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이익 증가 뒷편에선 순이자마진(NIM) 하락과 연체율 증가로 경고음이 커지는 모양새다. 여기에다 상생금융 압박까지 거세지면서 '이자장사' 프레임에 갇힌 금융지주들은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1분기 합산 순이익은 4조92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자이익을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됐고, 금리인하에 따라 조달비용이 감소한 것도 호실적을 뒷받침했다.

'리딩금융' 자리를 사수한 KB금융의 순이익은 1조69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9% 폭증했다. 신한금융(1조4883억원)과 하나금융(1조1277억원)도 각각 12.6%, 9.1%씩 성장했고 우리금융(6156억원)만 25.2% 줄어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올해 1분기 4대 금융지주의 이자이익은 10조64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반면 각종 수수료 이익이 줄면서 비이자이익은 5.3% 감소한 2조8935억원에 그쳤다.

이익 체력 줄었지만 ELS 손실 충당부채 기저효과 '톡톡'


지난해 일회성 손실 요인이 사라지면서 나타난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금융지주들의 실제 이익 증가세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1분기에는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으로 인해 약 1조3174억원의 충당부채가 설정됐지만 올해는 이 같은 비용이 발생하지 않았다.

실제로 순이자마진(NIM)은 4대 금융지주 모두 전년 대비 하락했다. KB금융의 NIM은 2.11%에서 2.01%로 떨어졌고 신한(2.00%→1.91%)·하나(1.77%→1.69%)·우리(1.74%→1.70%)금융도 일제히 낮아졌다​.

기준금리 인하 여파가 본격화된 가운데 미래 부실에 대비한 충당금도 크게 늘었다. 올 1분기 4대 금융지주의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1조83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7% 증가하며 분기 기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자산 건전성 지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경기 악화로 기업대출 부실 위험이 커지면서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규모가 증가해 위험가중자산(RWA) 관리가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올해 1분기 우리금융의 연체율은 0.37%로, 전년 동기 대비 0.09%포인트(p) 상승했고 신한금융(0.34%)과 하나금융(0.59%)도 각각 0.02%p, 0.05%p씩 상승했다. 내수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차주의 상환 능력이 떨어진 결과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58%로 한 달 새 0.05%p 올라 2018년 11월 이후 6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84%로 2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새 정부 상생금융 압박 강도 높아질 듯···허리휘는 금융지주


정상적으로 상환되지 못한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급격히 높아졌다. NPL은 3개월 이상 원리금이 연체되거나 회수 가능성이 낮은 여신으로, 대손충당금 부담 증가와 자본비율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이 같은 자산건전성 악화는 대외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져 전반적인 경영 부담이 증가하는 악순환에 빠질 위험이 있다.

올해 1분기 KB금융의 NPL 비율은 지난해 말 0.65%에서 올해 1분기 말 0.76%로 0.11%p 상승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 규모도 3조391억원에서 3조5585억원으로 증가했다. 신한금융의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전년 0.71%에서 0.81%로 0.10%p 높아졌고, 총여신 대비 고정이하여신 금액은 3조483억원에서 3조4623억원으로 4140억원 늘어났다.

하나금융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62%에서 0.70%로 0.08%p 오르고, 신규 고정이하여신이 1분기 동안 1008억원 추가됐다. 우리금융그룹의 고정이하여신은 지난해 말 2조2110억원에서 1분기 말 2조6470억원으로 19.7% 급증했다.

4대금융의 호실적 행진이 이어지면서 '이자 장사' 프레임도 더욱 강화되고 있다. 6월엔 조기대선이 예정돼 있는 만큼 새 정부와 정치권의 '상생금융' 압박 강도는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이자장사로 손쉽게 이익을 낸 만큼 취약계층 대출 만기연장과 금리인하,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사회공헌 확대 등을 통해 이익을 환원해야 한다는 논리다.

은행연합회 등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은행권의 사회공헌 금액(1조6349억원)은 전년 대비 32.1% 급증했고 지난해에는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KB금융은 실적 발표일인 지난 24일 저출산 대응 금융상품 출시와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1분기 중 7848억원 상당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인하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이자장사를 통한 호황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며 "연체율 급등과 상생 압박이라는 이중 부담이 겹치면서 하반기 이후 실적 방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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