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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교민서 현지인의 '진로'로···필리핀 전역에 뻗친 소주

유통·바이오 식음료 현장

교민서 현지인의 '진로'로···필리핀 전역에 뻗친 소주

등록 2025.05.28 09:00

마닐라=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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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유통업체 K&L, 진로 소주만 30년 유통섬나라 유통 구조 한계에···'세븐일레븐' 입점현지인 운영 한식당서 '진로 라이브' 마케팅

강정희 K&L 대표와 박요출 팀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 제공강정희 K&L 대표와 박요출 팀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 제공

"지난 30년 동안 하이트진로 소주만 유통하고 있습니다. 사업 초기 여러 가지 사업을 하다가 소주 유통사업만 단독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진로 소주의 성장 가능성을 본 거죠."

지난 19일 필리핀 마닐라에 위치한 현지 유통 거래처 K&L 사무실에서 강정희 K&L 대표이사는 이 같이 말했다. K&L은 교민이 운영하는 현지 주류 유통사로, 한인 상권을 중심으로 진로 소주만 단독 유통하고 있다. 강 대표는 K&L 선대 회장에 이어 2대째 사업을 운영 중이다.

K&L은 마닐라를 중심으로 지난 2021년 클락, 지난해 세부 지사를 열면서 총 3개 지역에 사무실과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K&L이 별도의 지사를 두기로 결정한 건 소주 유통량이 급성장해서다. 실제 K&L 물류 창고에는 진로 소주가 빽빽이 쌓여있었다. 제품 판매 추이에 따라 재고 품목을 조정하는데, 변수에 대비하기 위해 4~5개월 치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K&L 마닐라 물류센터. 사진=김제영 기자K&L 마닐라 물류센터. 사진=김제영 기자

필리핀 소주 시장은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 매출 기준 1위지만, 필리핀 전역에 소주를 유통하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필리핀은 섬나라 특성상 지역 간 이동이 어렵고 도로 인프라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유통 과정이 까다로워서다. 이에 K&L은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활용했다.

세븐일레븐은 전국 4000여개 매장을 갖추고 있어 필리핀 전역에 제품 유통이 가능하다. K&L이 세븐일레븐에 소주 납품을 시작하고, 또 다른 현지 유통업체인 PWS와 현지 마트인 퓨어골드, SM그룹의 몰 오브 아시아 내 SM마트, 창고형 할인점 S&R에 입점하면서 필리핀 전역에서 진로 소주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소주에 대한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강 대표는 "자체적인 물류 시스템의 한계가 있어 편의점 납품을 시작했다. 교민 시장과 편의점은 K&L이, 로컬 업소와의 거래는 주로 PWS가 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로는 K&L이 60%를 차지하고 있다"며 "교민과 관광객이 늘면서 인지도가 생기고 판매가 증가했다. 특히 법인 설립 후 가장 큰 변화는 마케팅, 필리핀 전역에서 현지인의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K&L 마닐라 물류센터 차량. 사진=김제영 기자K&L 마닐라 물류센터 차량. 사진=김제영 기자

K&L이 교민 대상으로 소주만 취급한다면, 현지 수입 주류 유통업체 PWS는 전 세계 와인과 증류주, 맥주 등 음료를 유통하는 기업으로, 현지인 운영 외식업체와의 거래를 주로 한다. 다만 K&L이 공급하는 일부 로컬식당에서도 진로를 취급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K&L의 소주 매출은 지난 2018년부터 연평균 15%씩 성장 중이라고 한다. 현재 취급 중인 제품은 참이슬과 에이슬 시리즈 6종(자몽·청포도·자두·딸기·복숭아·레몬 등)이다. 2022년에는 일반 소주와 과일 소주의 점유율이 비슷했으나 현재 일반 소주 판매가 70% 수준으로 역전됐다.

박요출 K&L 팀장은 "소주는 '한글 술'로 인식된다. 특히 한식당에서 제공하는 반찬과 소주를 곁들이는 문화가 자리 잡고, '소맥' 문화도 인기를 끌고 있다"며 "K&L 직원은 마케팅 활동의 일환으로 업소 방문 시 종업원에게 소주를 '진로'로 인식할 수 있도록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진로 라이브 촬영 현장. 사진=김제영 기자진로 라이브 촬영 현장. 사진=김제영 기자

삼겹살라맛(Samgyupsalamat)에서 소비자들이 진로(JINRO) 제품을 음용하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 제공삼겹살라맛(Samgyupsalamat)에서 소비자들이 진로(JINRO) 제품을 음용하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 제공

같은 날 현지인 운영 한식당 '삼겹살라맛(Samhyupsalamat)'에 방문해 소주를 즐기는 현지인을 만났다. 삼겹살라맛에서 판매하는 참이슬 소주 가격은 220페소로, 약 5500원이다. 음식점·주점 등 업소는 '유흥용 시장'에 해당한다. 다만 필리핀에서는 마트에서 구매한 주류를 소매점이나 업소에서 재판매가 가능한 만큼, 일부 소주는 유통업체가 아닌 마트로부터 유통된다.

삼겹살라맛에서는 하이트진로의 진로 소주의 소셜 마케팅 활동도 진행 중이었다. 현지 유명 아이돌이 소주를 마시며 한국의 술 문화를 즐기는 콘텐츠 '진로 라이브'를 제작, 방송을 하며 현지에 진로 소주를 알리는 식이다. 해당 라이브는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방송된다.

삼겹살라맛에서 만난 랄리(29)는 "한국 드라마를 보고 접하게 됐다. 소주를 마시는 장면이 많아 호기심이 생겼다. (과일 소주보다) 일반 소주를 좋아한다"며 "한식 중에는 삼겹살과 떡볶이, 어묵 반찬과 소주를 즐긴다. 한 달에 4~5번 친구들과 놀면서 소주를 마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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