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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매출·이익 줄어든 LG전자, '적과의 동침' 역발상

산업 전기·전자

매출·이익 줄어든 LG전자, '적과의 동침' 역발상

등록 2025.07.15 12:37

수정 2025.07.15 14:50

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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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업체와 JDM방식 초저가 냉장고·세탁기 생산생활가전 부진 돌파, 중국 생산 인프라 적극 활용

LG전자, LG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LG전자, LG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정면 돌파를 택했다. 생활가전 부진과 북미 수출 불확실성이 겹친 상황에서, 중국 가전업체와 손잡고 중저가 시장에 진입하는 'JDM(공동개발생산)' 전략을 꺼내든 것이다. 프리미엄에 집중해오던 LG전자의 이미지와 다소 결이 다른 선택이지만, 위기 타개를 위한 고육지책이자 실리 중심의 역발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중국 업체와 JDM방식으로 만든 초저가 냉장고와 세탁기를 출시한다. 냉장고는 중국 가전 업체 오쿠마와 세탁기는 중국 가전업체 스카이워스와 공동개발했다.

JDM방식은 제조사와 주문자가 협력해 제품 개발과 생산을 조율하며 공동으로 개발하는 방식이다. 즉 중국 업체가 제품 기획부터 설계, 생산 과정에도 모두 참여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저비용 생산 인프라를 활용해 제조 원가를 줄이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냉장고와 세탁기 가격은 대당 500달러(68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중국 업체와 JDM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에는 중국 실버스타와 협력해 로봇청소기 '로보킹'을 출시한 바 있다. 다만 이번 협업은 해외 시장을 겨냥한 첫 JDM 사례로, 전략적 의미가 더 크다는 평가다. 추후 중국, 동남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판매 시장을 확장할 계획이며, 에어컨·건조기 등 타 생활가전 제품으로까지 확대 또한 검토 중인 상황이다.

조주완 사장은 그동안 프리미엄 중심 가전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왔다. 하지만 북미 관세 이슈와 멕시코 공장의 영향권 포함 등 변수가 잇따르면서, 상대적으로 수요가 견조한 유럽 시장에서 가격경쟁력 확보가 시급해졌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LG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 20조7400억원, 영업이익 639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는 물론 전 분기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매출 비중 35.8%를 차지하는 생활가전(H&A) 부문이 그나마 버텨냈지만, 과거와 같은 안정적인 수익원이 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중국 가전업체들은 강력한 '가성비'를 무기로 글로벌 시장을 파고들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엔 내수에 집중했지만 최근엔 유럽, 동남아, 남미 등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내면서 LG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가전 기업들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조주완 사장 또한 '가성비'전략으로 활약하는 중국 업체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지난해 IFA2024 현장에서 조 사장은 "폄하의 대상이 아닌, 무서워해야 할 존재"라며 직접 언급했고, 올해는 중국 최대 가전 전시회인 'AWE 2025'에 직접 발걸음을 옮겨 현지 기술력을 체감하기도 했다. 이후 LG전자는 중국 기술력 분석 TF를 수십 개 꾸리며 대응에 나섰지만, 결국 조 사장이 꺼내든 카드는 '협력'이었다.

프리미엄과 중저가 전략을 병행하겠다는 포석이기도 하다. LG 브랜드로 판매되지만 제조는 중국 파트너사가 맡는 방식은 비용을 줄이면서도 브랜드 신뢰도를 유지하는 '절충형 전략'으로 읽힌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그동안 프리미엄 위주로 유럽 시장을 공략해왔지만, 실제로는 고효율 가전이나 중저가 제품에 대한 수요도 상당히 큰 편"이라며 "이번 JDM 방식 도입은 LG전자가 제품의 설계, 기획, 디자인 등 주요 개발 단계에 직접 참여하고, 중국 업체의 생산 역량을 활용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협력 차원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 사장은 가전 사업 부진이 장기화되자, '가전 명가'라는 타이틀을 'B2B 명가'로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조 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AI, 전장, 냉난방공조(HVAC), 스마트팩토리 등 신사업 확대를 핵심 전략으로 제시해왔다.

2030년까지 전체 매출에서 B2B 사업 비중을 4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세웠고, 올해 1분기에는 36%를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차세대 메모리 HBM 제조에 필요한 '하이브리드 본더' 장비 개발에도 착수하며, 반도체 장비 사업까지 외연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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