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美 전기차 수출량 '뚝'전기차 캐즘 및 현지 판매 부진 탓테슬라 등 한국 시장에서 고공행진
22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등에 따르면 올해 1∼5월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수출한 전기차 수는 7156대로 작년 동기(5만9705대)보다 88% 축소됐다. 브랜드별로 보면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전년보다 87% 줄어든 3906대를, 기아는 89.1% 감소한 3250대를 수출했다.
최근 4년간 현대차·기아의 대미 전기차 수출량은 우상향을 그렸다. ▲2021년 1만9820대 ▲2022년 6만8923대 ▲2023년 12만1876대까지 급상승하다 ▲2024년 9만2049대로 소폭 하락했지만 견조한 수출량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올해 수출량 규모는 대폭 내려앉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기아의 올 상반기 대미 전기차 수출이 전년 대비 8분의 1로 쪼그라든 데 이어, 하반기 역시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대미 수출량이 올해 2만대조차 넘기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다.
이러한 감소세는 전 세계적인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함께 미국의 현지 생산 및 판매 부진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미국 25%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내 전기차 생산 기반을 구축한 바 있는데, 이 상황에서 현지 판매 부진도 면치 못해 수출량 급감으로 이어졌다.
정작 미국의 대표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는 한국 시장에서 고공행진 중이다. 테슬라는 지난 5월 국내 시장 진출 8년 만에 수입차 월간 판매 첫 1위를 달성했다. 당시 판매량은 6570대 수준으로 벤츠(6415대), BMW(6405대)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국내 시장 내 왕좌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 4월 국내에서 출시한 '모델Y(프로젝트명 주니퍼)'가 큰 인기를 끌면서 판매량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 모델Y는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 모델(1만8717대)에 오를 정도로 수요가 높은 차종이다. 올해 신차는 후륜구동(RWD) 모델 기준 가격이 2021년 국내 첫 출시 가격(5999만원)보다 값싸게 출시되면서 소비자의 관심이 몰리기도 했다.
실제 지난 1~4월까지 테슬라의 국내 판매량(6265대)은 전년 동기(7922대)보다 20.9% 감소했다가 지난 5월 57.7% 급증했다.
테슬라를 비롯한 외제차들이 국내 시장에서 순항하는 가운데, 현대차·기아를 중심으로 한 국내 전기차 생산 기반이 침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 16~21일 전기차를 생산하는 울산 1공장 일부 라인의 가동을 멈춘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들어 5번째 휴업이다.
또, 현대차·기아는 이번 2분기 실적에서 동반 부진을 나타낼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현대차의 영업이익을 3조5331억원, 기아의 영업이익을 2조5909억원 수준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망치대로라면 두 기업 모두 전년보다 실적이 하락하게 된다.

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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