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갇혔던 지수, 정책 불확실성 해소로 동력 확보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6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20% 오른 3448.18를 기록하고 있다. 장중 52주 최고치인 3451.83까지 도달하기도 했다.
지수 랠리가 이어지자 증권사들은 연간 코스피 밴드를 최대 3770포인트 선까지 올렸다. 정책 불확실성을 둘러싼 우려가 누그러지고 글로벌 유동성이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연초 대비 훨씬 넓어진 범위가 제시되는 모습이다.
최근 상승세의 핵심 배경으로는 정부의 대주주 양도세 기준 유지 결정이 꼽힌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현행 50억원 기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히자 불확실성이 걷히고 투자 심리가 호전됐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대주주 양도세 기준 유지 발표로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됐고,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더해지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됐다"며 코스피 밴드를 3200~3450으로 제시했다.
여기에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겹치면서 외국인 자금 유입이 본격화됐다. 외국인은 반도체, 2차전지, 금융주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고 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규모는 5조2350억원에 달한다.
미국 증시에서 설비투자(CAPEX)가 매출 성장을 이끌며 주가를 밀어올린 것처럼, 코스피 역시 강세장 패턴을 밟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브로드컴과 오라클 등 주요 IT기업들의 공격적 설비투자가 향후 매출 성장 기대를 높이고 있다"며 "국내 증시도 1차 상승 이후 조정을 거쳐 2차 상승에 진입할 경우 상단은 3770포인트, 보수적으로는 3530포인트까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코스피 5000포인트 달성이 '꿈 같은 수치'만은 아니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3300포인트에 안착한 뒤 연 9%씩 상승한다면 5년 후 5000포인트 달성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다만 코스피는 지금까지 단계적 레벨업 이후 장기간 정체를 거듭해왔고, 대내외 여건도 한국 경제 성장에 불리한 점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기업 혁신과 정책 지속이 뒷받침된다면 증시가 우상향 기조로 전환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코스피는 지난해에도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에 힘입어 7월 2900선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되며 '블랙먼데이'를 맞았고, 국내 비상계엄 사태까지 겹치면서 한때 2300선 아래로 밀려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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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문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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