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서울 집값 급등···금통위 3연속 기준금리 동결이창용 "유동성 늘려 부동산 불 지피지 않겠다" 예고연내 인하 시기상조···내년 상반기 이후로 밀릴 듯
이날 금통위는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했다. 지난 5월 금리 인하 이후 세 차례 연속 동결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동결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특히 정부가 이달 초 발표한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 시행된 직후여서 정책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세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정책의 효과 확인' 측면에서 인하를 단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달 국정감사에서 "유동성을 더 늘려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언급하며 동결을 예고했다. 정책 목표를 달성하려면 섣부른 인하보다 시장의 안정을 지켜보는 게 중요하다는 게 금통위원들의 판단이다.
환율 불안도 금리 인하 여력을 좁혔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0원 상승한 1431.8원에 개장했다. 전날에 이어 1430원을 넘긴 원·달러 환율 개장가는 지난 5월 2일(1436.0원) 이후 약 6개월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월말 한미 관세협상 합의 후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현금 납부 우려로 인해 꾸준히 상승했다. 여기에다 아베노믹스 재현을 추구하는 다카이치 사나에가 자민당 신임 총재로 선출돼 일본의 새로운 총리가 될 가능성이 커지자 엔화 약세로 이어졌다. 원화는 엔화에 연동되면서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당시 수준에 근접한 상태다.
부동산 시장 불안도 기준금리 인하의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달 전월 대비 0.58% 상승하며 오름폭을 키웠다. 정부의 연이은 규제에도 거래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일부 지역은 신고가가 잇따랐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동결의 배경은 부동산으로 대표되는 금융 안정이며, 최근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에 대한 정책 공조 차원의 결정"이라며 "대출의 안정적인 관리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부동산 시장이 지금으로서는 한은 정책 목표의 1순위"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연내 추가 인하는 어렵고 내년 상반기 이후에야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환 및 부동산 시장에서의 상황 개선을 확인하기에 11월 금통위 시점(11월 27일)까지 시간이 충분할지 의문"이라며 "추가 기준 금리 인하가 내년 상반기로 더 지연되거나 추가 인하가 없을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려워졌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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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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