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현실화되는 건설사 정비사업 '나눠먹기'···목동 12단지 재건축도 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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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화되는 건설사 정비사업 '나눠먹기'···목동 12단지 재건축도 유찰

등록 2026.08.31 15:09

주현철

  기자

GS건설 단독 응찰로 경쟁입찰 무산···대형사 관심에도 본입찰 불참목동·여의도·성수·압구정 등 주요 정비사업서 단독 입찰 사례 속출공사비·수주 비용 부담에 선별 수주 강화···조합 협상력 약화 우려

[DB 목동 12단지 사진=강민석 기자[DB 목동 12단지 사진=강민석 기자

1조8000억원에 달하는 목동 신시가지 12단지 재건축 사업 시공사 선정이 유찰됐다. 입찰에 GS건설만 단독 응찰하면서 경쟁입찰이 성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대형건설사들이 출혈경쟁을 피하려 서로 눈치보기를 통해 주요 정비사업지의 시공권을 나눠가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3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목동 신시가지 12단지 재건축 조합이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한 결과 GS건설이 단독 참여해 유찰됐다.

지난 7월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GS건설 외에도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IPARK현대산업개발 등이 참여했다. 특히 IPARK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등이 큰 관심을 표하며 표대결이 전망됐다. 하지만 결국 이들 건설사는 사업성 등을 이유로 본입찰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정비사업시장에 관심도가 높은 목동권에서 재건축 단지가 유찰된 것은 목동 12단지뿐만이 아니다. 앞서 목동 6단지 역시 DL이앤씨가 두 차례 단독 응찰한 뒤 우선협상대상자 지휘를 확보, 지난 6월 총회를 거쳐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또 예상 공사비만 2조6135억원에 달하는 목동 신시가지 최대 규모인 10단지 역시 두 차례의 경쟁 입찰에 현대건설만 단독 참여해 유찰된 바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비단 목동뿐만 아니다. 약 2조원 규모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지난 25일 1차 입찰에 삼성물산만 참여해 유찰됐다. 성수3지구도 두 차례 입찰에 삼성물산만 응찰, 삼성물산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했다. 사실상 변수가 없다면 시공권을 확보한 셈이다.

이에 앞서 공사비 약 5조5600억원의 정비사업 대어 압구정3구역 입찰에는 현대건설만 참여했고, 압구정4구역도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시공권을 확보했다. 2조원대 대어인 성수1지구 역시 GS건설이 경쟁 없이 시공사 지위를 확보한 바 있다.

'작은 목동'이라 불리던 광명 하안주공 재건축도 마찬가지. 수주경쟁이 자취를 감췄다. 3·4단지는 포스코이앤씨가 단독 입찰해 시공권을 확보했고, 9단지는 현장설명회에 DL이앤씨만 모습을 비쳤다.

10여 년 전과 달리 건설사 간 수주전이 줄어든 배경에는 비용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공사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수주전에 투입되는 비용마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수주에 실패하면 막대한 비용을 회수하기 어려운 만큼 건설사들이 경쟁 가능성이 큰 사업장을 피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대형 건설사의 정비사업 수주전 비용이 현장과 사업 규모에 따라 회사당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조합원들의 선호 브랜드가 일부 대형 건설사에 집중되는 현상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정 건설사의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사업장에는 경쟁사가 참여를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를 보유한 건설사 역시 수주 실패에 따른 브랜드 이미지 훼손과 비용 부담을 고려해 경쟁 현장 참여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의계약 방식이 건설사에는 출혈 경쟁을 줄일 수 있는 선택지지만 조합원에게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공사 선정 절차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경쟁이 사라지면 공사비와 금융 조건, 특화설계, 무상 제공 품목 등을 놓고 더 나은 제안을 끌어내기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협상력이 시공사 쪽으로 기울면서 조합이 사업 조건을 조율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으로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건설사들이 사업성이 검증된 현장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를 강화하고 있다"며 "경쟁입찰이 줄어들면 조합은 금융 조건과 특화설계, 각종 서비스 등에서 건설사 간 경쟁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혜택이 축소될 수 있다. 시공사와의 협상력까지 약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조합원에게 마냥 긍정적인 현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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