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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시간제 일자리 ‘정치권 압박에 억지춘향’

[포커스]재계 시간제 일자리 ‘정치권 압박에 억지춘향’

등록 2013.11.19 07:30

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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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정부 일방통행식 독려 경기침체·수익 악화에도시간제일자리 채용 확대 막대한 고용비용 속앓이

‘고용률 70% 달성’ 목표를 제시한 박근혜 정부의 주문에 따라 삼성그룹과 LG, 롯데 등이 수백명에서 많게는 수천명의 ‘시간제 근로자’ 채용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출산 육아로 밀려난 여성들과 명예퇴직 등으로 회사를 나온 50~60대 중장년층들에 일자리를 만들어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지만 기업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정치권의 경제민주화를 비롯한 행정부의 규제강화 움직임, 고강도의 재계를 겨냥한 사정(司正)바람 등의 ‘화살’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재계로선 박근혜 정부의 일자리 확대 정책을 외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재계의 맏형인 함성그룹과 주요 대기업이 시간제일자리에 적극 동참,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여타 기업들은 막대한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뒤따라야 하는 처지다.

지난 13일 정부 내년부터 2017년까지 7급 이하 일반직 공무원, 교사, 공공기관 직원 등을 합쳐 모두 1만7000명을 공공부문에서 ‘시간제 일자리’를 뽑겠다고 밝히자, 즉각 삼성은 6000명의 시간이 근로자를 채용한다고 발표했다.

하루에 4시간이나 6시간 근무하는 시간 선택제 일자리를 새로 만들어 내년 초 6000명을 뽑고, 또 2년 계약직으로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삼성 20개 계열사의 120개 직무 분야에서 시간제 일자리가 새로 생기게 된다.

삼성 이외에도 롯데 2000명, 신세계 2068명, SK 500명, CJ 500명, LG 500명, 한화 150명 등 주요 그룹이 시간선택제를 도입기로 하고 세부적인 절차를 밟고 있다.

추가적인 인력 확대에 따라 기업들은 ‘속앓이’를 앓고 있다. 당초 인력 계획보다 늘어나게 됨에 따라 소요비용이 급격하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지금 시간제 일자리는 연초 인력 계획에서 순증 된 것으로 퇴직금도 배로 늘어나게 된다”라며 “그만큼 비용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삼성마저도 올초 계획한 2만5000명에서 6000명이 갑자기 늘어남에 따라 정규직에 해당되는 급여와 복지비용, 퇴직금 등 막대한 고용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삼성이 시간 선택제 근로자에 대한 처우를 해당 직무의 가치와 근무시간에 비례해 결정키로 하고 또 복리후생도 근무시간에 비례해 적정한 수준으로 지원하기로 사실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면서 여타 기업들도 이와 비슷한 조건을 적용해야 하는 처지다.

더욱이 삼성과 현대차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해 실적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정부의 ‘시간일 일자리’ 주문은 상당한 압박이다.

이번 일자리 근로자 채용에 나서고 있는 기업들 대부분이 수익성 악화로 긴축경영에 나서야할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추가 채용에 나선 것. 특히 이번 ‘시간제 일자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기업들 일부는 오너가 구속 상태이거나 검찰과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곳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재판이 진행 중이고, CJ그룹의 이재현 회장은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 된 상태. 롯데그룹은 특별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최대 기업인 삼성이 채용계획을 확정함에 따라 다른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살얼음판 분위기 속에서 엄청난 비용이 가중돼도 현재로선 정부 정책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민철 기자 tamados@

뉴스웨이 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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