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공천·對與 공세 방안 놓고 각각 계파 갈등 점화
오는 6·4지방선거가 10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는 치열한 공방 속에 좀처럼 전열을 정비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제각기 내부적인 갈등이 뚜렷한 데다 지도부 교체 시기까지 겹치면서 내홍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계파 갈등으로 옮아가는 서울시장 경선
새누리당은 당초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지방선거 공천 문제가 크게 비화하면서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지방선거의 최중요 지역인 서울시에 나설 인물을 놓고 벌어지는 논란이 그것이다.
현재 판세는 7선의 정몽준 의원과 MB정부 출신의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2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분위기다.
비박(非朴)계인 정 의원 쪽으로 조금 더 무게감이 쏠리고 있지만 여권 내 주류인 친박계에서는 암암리에 김 전 총리를 밀고 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서 비롯된 갈등은 또 다른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이혜훈 최고위원으로부터 터져나왔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 10일 “최근 지방선거에 거론되는 후보와 관련한 익명 코멘트의 방패 뒤에 숨어서 청와대와 친박 주류가 민다는 등 소위 ‘박심(朴心) 마케팅’을 조장하는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 등 여권 내에 있는 일부 친박계 인사들, 박 대통령과의 인연에 기대 선거에 출마하는 이들을 겨냥해 직격탄을 날린 것.
친이계 중진인 이재오 의원도 “당 지도부는 흥행을 위해 두 사람을 경선에 붙이려고 하지만 친박이나 박심이 어디 가겠나”라고 밝혀 계파 갈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실제로 여권에서는 정 의원과 김 전 총리가 맞붙을 경우 비박 대 친박의 대결구도가 형성될 것이란 관측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지방선거를 전후로 5월 원내대표, 8월 당 지도부 선출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도 또 다른 불씨다. 계파 간 움직임에 따라 충돌 지점이 뚜렷하고 역학 구도가 요동칠 가능성이 높아 갈등의 소지가 적지 않다.
◇새누리보다는 낫지만···해묵은 계파 갈등 ‘시한폭탄’
민주당의 상황은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지만 언제든 터질 수 있는 시한폭탄 같은 해묵은 당내 계파 갈등은 여전한 위험 요소다.
지난 7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혐의로 열린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으면서 민주당은 다시금 전면적인 특검 도입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0일 오후 늦게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에서는 2월 임시국회 일정과 연계해 여당을 압박하는 특검 관철 방안을 비롯해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등에 대해 치열한 격론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는 1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일부 언론과 당내에서 지난 12월과 1월에 지도부가 뭘 했느냐는 말이 나오는데 예산심사와 국정원 개혁특위를 통한 법안 처리를 했다”고 당내 강경파를 겨냥해 역공을 취했다.
이어 “그 이후부터 현재까지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원내대책회의 등에서 단 한 차례라도 특검을 요구 안 한 적이 없다”며 “대법원 최종 판결이 나기 전에는 유무죄가 엇갈릴 수 있기 때문에 검찰에 공소유지도 제대로 요구하고 원세훈 전 원장에 대해서도 끝까지 특검을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강경파 의원들은 여전히 답답하다는 기색이다. 민주당의 한 초선의원은 “지도부의 현명한 판단을 믿고 기다리고 있다”면서도 “뭔가 아직도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이창희 기자 allnewguy@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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