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출 ‘뇌관’ 우려
내수살리기 팔 걷은 정부
하지만 가계부채, 국가채무, 내수부진 등 악재로 ‘근혜노믹스’로 지칭되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기초가 튼튼한 경제’, ‘역동적인 혁신경제’, ‘내수·수출 균형 경제’의 3대 경제 핵심과제 추진으로 잠재성장률 4%대, 고용률 70%, 1인당 국민소득 4만불(474) 달성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정부가 꺼내 든 카드는 ▲내수활성화 ▲서비스산업 육성 ▲규제혁파 등이다.
이 중 정부가 가장 중시하는 과제는 내수의 발목을 잡고 있는 고질적인 가계부채 해결이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넘어서면서 소비심리를 악화시키는 등 한국 경제 성장에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 4분기 중 가계신용 잠정치’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신용은 1021조3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57조5000억원 늘었다.
가계대출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부동산 대출이다.
제1금융권으로 불리는 일반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328조9000억원, 제2금융권은 89조2000억원으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만 418조1000억원이다. 현재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41% 가량이 부동산관련 대출이라고 보면 된다.
주택담보대출 등의 상환시기 일시에 몰리면서 부동산대출이 국가경제와 국민경제를 옥죄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만기 예정인 일시상환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40조7000억원을 파악됐다
또한 국민 대다수가 가처분소득 감소로 대출 상환 능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이자 갚기에도 힘겨운 상황에 몰리고 있는 것도 문제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 결과 저소득층 금융대출가구는 2012년 2578만원에서 2013년 3667만원으로 42.2% 증가했지만 연가처분소득은 같은 기간 934만원에서 884만원으로 5.4% 감소했다.
중고소득층은 저소득층에 비해 그마나 낫지만 금융대출잔액과 가처분소득이 비슷한 속도로 증가한 점에 비춰볼 때 부채 문제에서 피해갈 수 없다.
전 계층이 대출금 상환은 둘째치고 이자 갚기에도 어렴을 겪으면서 낙락의 위기에 몰리고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부동산대출 등 빚에 헉헉되는 가계가 정작 돈을 써야하는 곳에서도 쓰지 않으면서 경제활성화의 한축인 내수의 회복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심리지수가 떨어진 것 자체가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가 108로 전월에 비해 1p포인트 하락한 것. 경기도 그렇고 대출 등 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국민들이 소비에 선뜻 나서지 않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1년을 터닝포인트로 경제활성화에 나서야 하는 정부에게 가계부채 문제 해결이 절대적인 이유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경제장관회의에서 “가계소득과 부채부담 경감을 위해 범정부적 차원에서 대응해 지속적으로 상승해온 가계의 가처분소득대비 부채비율을 오는 2017년까지 현재보다 5%p 낮추겠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는 가계부채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내수 살리기를 도모하기가 힘들다는 고민에서다.
때문에 가계부채 중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는 부동산대출에 메스를 짚어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에서 우선 부동산대출 감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고액전세대출 보증지원 축소, 장기모기 대출 확대, 주택담보대출의 고정금리·장기분할상환 구조 전환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부동산 규제 완화를 통한 내수활성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도 내비쳤다.
그동안 부동산시장의 마지막 규제로 여겨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의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대표적이다.
LTV와 DTI완화는 부동산시장활성화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한편으로 대출 증가의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는 ‘양면의 날’을 갖고 있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담보대출 중심으로 가계부채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기웅 경실련 경제부장은 “1000조원을 넘으면서 임계점에 다다른 가계부채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섣불리 LTV, DTI를 완화했다가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통한 내수살리기는커녕 ‘두마리 토끼’를 다 놓칠 수 있다고 꼬집은 것이다.
이 부장은 “금융기관 위주의 가계부채 정책을 소비자 위주로 바꾸는 관점의 전환이 먼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상은 기자 cse@
뉴스웨이 조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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