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서 향후 공정위 정책 관련 소신 밝혀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가 대기업 총수의 연봉을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 기업이 고객자금을 통해 소유지배구조를 키우는 것을 막으려면 금산분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정 내정자는 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관련 질의에서 “대기업 총수의 연봉공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혹은 “기업이 고객자금을 통해서 소유지배구조 강화하는 것을 막으려면 금산분리 강화가 필요하고 그러려면 중간금융지주회사 설립을 허용해야 한다”며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현재는 자본시장법상 연간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는 등기임원만 보수를 공개하게 돼있지만 공정위의 수장이 됐을 때 이를 바꿀 수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등기이사에 등재돼 있지 않은 대기업 총수는 연봉을 공개할 의무가 없어서 시민단체와 국회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해 온 바 있다.
또 금산분리의 경우 핀테크 산업(‘금융·IT 융합’산업)의 걸림돌로 지적되며 최근 완화 요구가 일고있는 문제로 정 내정자는 긍정적 영향보다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더욱 우려했다.
다만 경제민주화와 경제활성화 가운데 어느 것에 중점을 두겠느냐는 의원 질의에는 “공정위는 경제민주화의 주무부처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라면서도 “활성화와 민주화는 상호 보완적이기 때문에 이분법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중립성을 유지하겠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특히 공정위의 솜방망이 처벌 논란에는 “과징금을 너무 높게 부과하면 법원에서 부분패소하게 된다”며 “제도개선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한쪽에서는 솜방망이, 다른 쪽에서는 과한 처벌 얘기가 나온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취임 후 공정위의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비정상적인 거래관행을 고치고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공정위에 맡겨진 소명”이라며 “한국 경제의 혁신역량을 높이고 체질을 개선하려면 무엇보다도 시장의 건전한 경쟁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 경쟁이 불공정할 경우 도전과 혁신을 통해 성장하고자 하는 경제활동 의욕을 잃게 된다”며 “땀 흘린 만큼 보상받는 사회가 될 때 국가 전체의 경쟁력 향상과 사회통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공정위원장으로 취임하게 되면 시장을 선점한 기업들이 독점력을 남용해 신규 경쟁자의 진입을 가로막거나 소비자의 이익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 감시를 강화하고 원칙에 따라 법을 집행하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아울러 경쟁을 가로막는 담합에 엄중히 대처하면서 국제 카르텔(담합), 글로벌 인수합병(M&A) 등에 적극 대응해 국내 소비자를 보호하는 데 한층 더 노력하겠다는 의견도 내놨다.
이와 함께 중소·벤처기업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이 제대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부당한 기술 유용이나 단가 인하를 근절하고 지난해 도입된 신규순환출자금지와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율 제도를 충실히 집행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한편 집단소송제도 도입과 관련해서는 “바람직하다는 것이 내 소신”이라면서도 “우리나라 사법체계와 전반적으로 맞물려 있기 때문에 공정위가 나서서 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으며 소비자원, 소비자단체, 관계 부처, 학계 등과 협력하면서 소비자정책 전반에 대한 총괄·조정기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심인의 권리 보장 기회 확대,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불공정행위 엄단, 금융사 CD금리 담합 결과 조속 처리, 4대강 입찰 담합 건설사에 부과한 과징금 문제 등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아연 기자 csdie@
뉴스웨이 김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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