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4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톱 브랜드 종합중공업회사다. 그동안 현대중공업은 수많은 역경을 극복하고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일궈낸 세계 조선사에 새로운 역사를 써간 곳으로 정평이 나있다.
1972년 황무지와 같은 울산지역을 한국 경제의 중심지로 만든 장본인은 고(故) 아산(峨山) 정주영 명예회장과 전 임직원들이다. 시간은 흘러 올해로 아산 탄생 100주년이 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요즘 아산의 ‘현대(現代)’ 정신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지고 있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1972년 당시 조선업은 위험이 큰 업종이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직장을 제공할 수 있으며 이와 연관된 산업을 일으킬 수 있는 종합 기계 공업이라 생각했다. 또한 우리 나라로서는 조선소 건설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초기 자본이 없던 아산은 그는 1971년 9월 현대 조선소(현 현대중공업) 건설 자금 유치를 위해 500원짜리 지폐와 울산 조선소 부지인 백사장 사진을 들고 영국으로 건너갔다.
그곳에서 아산은 바클레이즈 은행 롱바톰 회장에게 500원짜리 지폐에 새겨진 거북선을 보여주며 “우리의 거북선은 영국의 조선 역사보다 300년이나 앞서 있었소 우리의 잠재력은 녹슬지 않았단 말이오”라고 말해 설득을 받아내며 현재의 세계 1위 조선소인 현대중공업 기틀을 마련했다. 아산의 패기와 도전정신이 빛을 발한 유명한 일화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작고 전 자신을 ‘부유한 노동자’로 불리길 원했다. 정 회장의 소탈한 성격과 노동자들을 위하는 따뜻한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직원들에 대해 “인생의 황금기를 함께하는 동지”라고 표현했다.
아산이 현직에 몸담고 있을 당시 현대그룹의 직원은 21만명이 넘었다. 하지만 아산은 직원들에 대해 그들이 나를 호강시키고 있으며 사람은 피차 도와가며 사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직원들을 아꼈다. 또한 시간이 허락하는 한 수많은 현장 근로자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다. 스포츠를 좋아했던 아산은 야구, 등산, 팔씨름과 함께 잔디밭에서 막걸리를 나누곤 했다.
또한 그룹내 임원용 엘리베이트 설치를 건의한 임원에게 호통을 일화도 있다. 일반직원들과 함께 타는 엘리베이터와 별도로 회장 전용 엘리베이터 설치를 하겠다는 건의에 아산은 “우리는 인생의 황금기를 같이 보내는 동지인데 특별히 엘리베이터를 만들면 동지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겠냐”고 말했다. 아산의 소탈함과 경영철학을 엿볼 수 있다.
최근 현대중공업은 노사가 첨예한 대립으로 맞서고 있다. 근로자 측은 금일 선출된 대의원들 중 각분과 분과장 대표를 뽑아 쟁위 위원회를 구성한 이후 다음주부터 대의원과 조합원들이 본격적인 임단협 투쟁을 준비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어려운 시황에 구조조정과 성과 임금제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자 한다. 하지만 노사 양측은 서로 각기 다른 형태로 접점이 보이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설 명절이 다왔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중공업의 임단협은 양측의 의견이 평행선을 달려 만날 수 가 없다”고 전망했다.
40여년 전 아산과 전임직원들은 서로 의지하며 신화를 이뤄냈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2년 3개월만에 세계적인 조선소와 함께 26만톤급 초대형 유조선 두척을 건조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을 해낸 것이다. 현재 현대중공업의 상황도 그렇다.
지난해 끝냈어야 할 임단협은 올해가 지나 2월이 접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표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산은 “적극적인 의지가 있으면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다”고 역설했었다. 현대중공업 노사에 필요한 말이다.
아무도 할 수 없다는 것을 해낸 곳이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다. 누가 뭐래도 글로벌 조선의 리더는 현대중공업이다. 노사 양측은 인생의 황금기를 함께하는 인생의 동지라고 말한 고 아산 정주영 명예회장의 경영철학을 다시 되새겨야할 때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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