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불투명···웃돈붙는 단지 ‘우르르’전셋값 급등에 세입자 등떠밀려 청약분위기 탄 건설사 마케팅 총력 영향도
주택시장 양극화 현상이 최근들어 심화하고 있다. 기존 지역과 입지에 따른 선별투자를 넘어 매매시장과 분양시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것. 현재 지지부진한 매매시장과 달리 분양시장은 뜨겁다. 이상 현상으로 받아들이기도 하지만, 과거 통계를 보면 침체기에서 같은 흐름이 연속돼 정상적인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침체기 땐 신규 비중 커져=70%를 넘어선 전세가율(매맷값 대비 전셋값)에도 매매거래는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다. 가계부채 문제 등과 집값이 여전히 비싸다는 인식도 팽배하다. 부양책 덕분에 시장이 움직이는 듯 보이지만, ‘대세 하락기’ 상황을 맴도는 수준이다.
이와 상반하게 분양시장은 2008년 이전 주택시장 호경기를 방불케 한다. 이달에는 청약제도 재편과 함께 5만가구에 달하는 연내 최대 물량이 쏟아진다. 건설사들도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분양 시기를 앞당기기도 한다.
대세 하락기 속 매매시장 침체 분위기는 자연스러울 수 있으나, 분양시장은 왜 뜨거울까.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 상황이 극명하게 갈리면서 수요자들도 분위기를 따라가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시장에서는 기존 아파트는 추가 하락에 대한 부담과 오름세가 불투명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반면 신규 아파트에 대해서는 입지가 뛰어난 위례, 동탄2 등에서 웃돈이 붙자 그 열기가 퍼질 것이라는 희망 섞인 목소리가 포착된다.
이런 현상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매매시장 침체가 지속하리라는 예측 속에 수요가 분양시장으로 이동할 개연성이 높다.
주택산업연구원 주택 유형별 거래량 변화 조사를 보면 알 수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총 주택거래 중 기존주택 비중은 과열기인 2006년 12월~2008년 9월 월평균 7만6976가구로 76.5%에 달했다.
이후 침체기(2008년 9월~2009년 4월)를 겪으면서 5만2261가구(69.9%)로 줄었다가 회복기(2009년 5월~2011년 12월)에는 7만5964가구(78.5%)로 늘어났다.
또 침체기 접어든 2012년 1월~2013년 3월에는 5만8426가구(72.3%)로 줄어든 후 최근(2013년 4월~2014년 10월)에는 7만8915가구(71.0%)로 비중이 오히려 떨어졌다.
◇분양 열기 매매로 연결 단절=전문가들은 현재 분양시장 과열을 수요 측면이 아닌 공급 측면에서 해석하기도 한다. 시장 기대심리와 열기가 끝나기 전 서둘러 물량을 소화하려는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마케팅’에서 비롯한 분위기라는 것.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 살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도 전세난 등으로 주거불안이 지속하자 초기 부담금이 적은 분양시장으로 몰리는 것”이라며 “분양시장 열기가 매매시장에 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금의 분양시장 과열은 인위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가 대거 나온다. 청약제도 개편 등에 힘입어 그동안 사업성 등 문제로 미뤘던 물량을 대거 쏟아낸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는 이달 전국 18개 단지에서 1만7542가구를 공급한다. 이들의 올해 공급물량(약 9만5000가구) 중 20%를 이달에만 쏟아 붓는다.
전문가들은 분양시장 양극화 심화와 입주 시점 때 미분양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급 과잉 현상은 지역별로 사정이 다를 것 같다”며 “수요가 없는 수도권 외곽 등은 침체나 미분양 증가 등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설 이후로도 분양시장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이나 공공택지 등 일부 지역에 몰릴 가능성이 높다”며 “아직 시장 회복의 신호라고 말할 단계가 아닌 만큼 무리한 대출은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세 하락기인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입주시기인 2~3년 후가 더 걱정스럽다”며 “현재도 미분양 적체가 완벽히 풀리지 않은 상황인데 일시에 쏟아질 물량을 어떤 식으로 감당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성 기자 kjs@
뉴스웨이 김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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