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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 3차 공개매각도 실패···24년 벤처신화 공중분해 위기

팬택 3차 공개매각도 실패···24년 벤처신화 공중분해 위기

등록 2015.04.20 18:55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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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LOI 검토 결과 투자자 3곳 모두 ‘인수능력 미달’ 판정잇단 매각 실패에 청산 유력···관리인-채권자 협의 통해 거취 결정

서울 상암동 팬택 본사 사옥. 사진=팬택 제공서울 상암동 팬택 본사 사옥. 사진=팬택 제공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계 3위 팬택이 세 번째 공개매각마저도 실패하면서 창립 24년 만에 공중분해 위기에 놓이게 됐다.

팬택 매각 작업을 추진해 온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지난 17일까지 3개 투자자가 제출한 예비입찰 인수의향서(LOI)를 검토한 결과 LOI의 형식적 기재사항이 미비하거나 실질적 인수의사와 능력이 없다고 판단돼 본입찰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쉽게 말해 팬택을 인수하겠다고 나선 3개 투자자 모두 실제 인수 능력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당초 3차 공개매각 예비입찰에는 한국 업체 2곳과 미국계 투자자 1곳이 응찰한 바 있다.

세 번째 공개매각도 실패한 팬택은 사실상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법원 입장에서는 팬택의 매각을 위해 가능한 수단을 모두 썼다. 그러나 또 다시 매각이 실패한 점을 감안하면 향후에도 유력 투자자들에게 인수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측은 향후 법정관리인과 채권자 협의회와의 협의를 거쳐 팬택의 향후 거취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1991년 창립한 팬택은 과거 잘 나가는 휴대전화 제조사로 이름을 날렸다. 맥슨전자 영업사원 출신이던 박병엽 창업주는 현대큐리텔(옛 현대전자 통신사업부)과 SK텔레콤 전용 단말기였던 ‘SKY’ 생산업체 SK텔레텍을 인수하며 휴대전화 브랜드 빅3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공격적인 사세 확장이 오히려 화를 키우면서 유동성 위기가 도래했고 결국 2007년 4월 첫 번째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워크아웃 기간 동안 팬택은 재기의 발판을 닦았다. 18개월 연속 흑자를 내기도 했던 팬택은 4년 8개월 만인 2011년 12월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그러나 팬택은 워크아웃 체제에서 벗어난 후 또 다시 쓰러지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을 필두로 한 스마트폰 시장 경쟁에서 조금씩 밀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13년부터 통신 3사에 불어 닥친 순차적 영업정지는 팬택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말았다.

결국 흑자 행진은 2013년 2분기를 끝으로 멈췄고 박병엽 부회장은 회사를 떠났다. 지난해 3월 2차 워크아웃에 들어간 팬택은 이통 3사의 출자전환과 채무 상환 유예를 눈물로 호소했다. 이통사들은 팬택에 채무 상환을 2년 유예하는 수준에서 요구를 들어줬다.

그러나 이후에도 팬택의 경영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팬택은 끝내 지난해 8월 서울중앙지법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1차 워크아웃 당시 법원은 팬택을 어떻게든 살리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그러나 2차 워크아웃에 들어서며 법원의 반응은 달라졌다. 법정관리가 시작된 직후 법원은 팬택에 대한 매각안을 공고했다. 무조건 팔겠다는 쪽으로 힘이 실렸다.

지난해 10월 초 공개매각을 위한 첫 번째 예비입찰이 진행됐다. 중국 업체와 한국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1차 예비입찰은 실패했다. LOI를 개봉한 결과 인수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법원은 올해 초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원밸류에셋과 단독으로 수의계약을 추진했다. 2차 매각 시도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원밸류 측이 인수대금을 납부하지 않으면서 매각 작업은 또 다시 실패로 돌아갔다.

이후 팬택의 매각 작업은 다시 공개매각으로 전환됐다. 회생을 위한 마지막 기회로 여겨졌던 3차 매각 시도에서는 3곳의 투자자가 인수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도 함량 미달의 투자자가 응찰하면서 팬택은 창사 이후 최대의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

팬택은 지난 2013년 8월부터 과장급 이상이 급여의 10∼35%를 회사에 자진 반납했고 그해 12월부터는 급여 반납 대상이 전 직원으로 커졌고 전체 급여의 80%만 받아왔다. 전체 임직원 1500여명 중 유급 휴직에 들어간 임직원도 약 7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팬택이 청산될 경우 이들의 둥지도 하루아침에 사라지게 된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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