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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면세점, 잡기만 하면 ‘황금알’···유통 대기업 유치전 활활

시내면세점, 잡기만 하면 ‘황금알’···유통 대기업 유치전 활활

등록 2015.05.14 17:26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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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률 3.5대1로 늘어···강점 알리는 홍보 전쟁도 치열

시내면세점, 잡기만 하면 ‘황금알’···유통 대기업 유치전 활활 기사의 사진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 마감이 3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특허권 2장을 두고 유통 대기업들의 치열한 유치전이 계속 되고 있다. 면세점 사업이 유통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만큼 사활을 건 쟁탈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 유통기업들이 면세점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최근 내수 침체로 백화점, 대형마트 등 대부분의 유통 채널이 역신장을 겪고 있는 와중에 면세점만이 홀로 승승장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롯데면세점 소공점은 지난해 1조9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을 대거 찾으면서 면세점은 유통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

특히 오는 7월 추가 허용되는 3개의 서울 시내 면세점 중 2곳은 대기업에 배정된다. 대기업 참여가 가능한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권 선정은 15년 만의 일이다. 그 동안 면세점 사업 진출에 제약이 있었던 대기업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현대산업개발-호텔신라의 합작법인인 HDC신라면세점, 현대백화점그룹과 중견기업의 합작법인 현대DF, 롯데면세점, 신세계디에프, SK네트워크, 한화갤러리아에 아직 공식 입찰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은 이랜드까지 총 7개의 대기업이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 2개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경우 경쟁률은 무려 3.5대1이 된다. 이들 업체는 입찰 마감이 점차 다가오자 경쟁력 높은 후보지를 발표하는 한편 여러 홍보전을 펼치는 등 ‘깜짝 소식’으로 자신만의 강점을 피력하고 있다.

그 동안 백화점 강남점과 본점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던 신세계가 입찰 후보지로 본점의 명품관을 결정했다고 14일 발표했다. 면세점을 위한 법인 ‘신세계디에프’를 설립하고 본점 명품관 건물 일부가 아닌 전체를 면세점으로 전환해 차별화된 고품격 면세점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신세계 본점 명품관은 VIP를 위해 설계된 건축물이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에게 차별화 된 쇼핑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또 1930년 세워진 국내 최초의 백화점 건물로 건축 초기의 모습으로 최대한 복원돼 있어 건물 자체가 하나의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는 복안이다.

신세계는 최근 외국자본으로부터 850억원을 투자해 되찾은 서울시 유형문화재 SC은행 건물을 관광객 편의시설로 활용키로 했다. 또 인근에 명동, 남산, 남대문 시장 등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관광지가 많다는 점도 강점이다. 특히 남대문시장의 실질적인 상권 활성화를 위해 마케팅, 상품개발, 매장운영 등의 노하우도 제공해 적극적으로 시장 살리기에 나서면서 ‘지역 상권 껴안기’에도 나섰다.

또 지난 12일에는 SK네트웍스의 시내 면세점 후보지와 현대백화점그룹의 면세점 합작법인 설립 소식과 잇따라 나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을 운영할 합작법인 '현대DF'를 설립하고 이번 입찰에 참여하기로 한 대기업중 유일하게 합작법인에 유통 및 관광 분야의 중소·중견기업을 주주사로 참여시키기로 했다. 현대DF에는 모두투어네트워크, 앰베서더호텔그룹인 서한사, 면세점을 운영 중인 엔타스듀티프리와 현대아산, 패션잡화 브랜드를 운영 중인 에스제이듀코와 제이앤지코리아가 참여한다.

이를 통해 면세점 운영 경험이 없다는 약점을 보완하고 중소기업과의 상생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전략이다. 관세청이 발표한 면세점 특허심사 평가기준과 배점 중 ‘중소기업제품 판매 실적 등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공헌도’와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 정도’가 300점을 차지할 정도로 중소기업과의 상생이 중요시 되고 있다.

같은 날 SK네트웍스는 면세점 후보지를 ‘동대문 케레스타’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 동안 신촌·홍대 등 서울 서쪽지역과 SK빌딩이 위치한 을지로 등 도심지역을 중심으로 입지 후보지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동대문 케레스타는 의외라는 반응이 업계에서 나오기도 했다.

동대문은 24시간 쇼핑이 가능한 패션타운 관광특구로 지정돼 있고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 전통적인 재래시장과 복합 쇼핑몰이 공존하고 있어 쇼핑 환경이 좋다는 강점이 있다. 4개의 지하철 노선과 52개의 버스 노선, 2개의 공항 리무진 노선이 지나 교통도 좋다. 특히 동대문 역사문화공원, 흥인지문, 청계천, 충무아트홀 등 인근에 관광·문화자원이 풍부해 지난 2013년말 기준 년간 외국인 관광객이 400만명 방문하기도 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달 말 시내면세점 후보지를 63빌딩으로 최종 선정한 후 운영능력과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알리는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63빌딩에 시내면세점을 유치할 경우, 면세점과 63빌딩의 복합쇼핑시설 연계를 통한 시너지를 창출할 전망이다. 또 중구 등 일부 지역에만 집중되어 있는 관광객을 분산시켜 관광객 편중 현상을 완화시키고 서울 서남권 지역의 관광 진흥 효과도 꾀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특히 최근에는 제주국제공항에 운영하는 면세점 ‘갤러리아 듀티프리’가 지난해 4월에 임시매장을 오픈한 이후 국내 면세사업자 중 최단 기간에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한화갤러리아 제주공항면세점의 ‘상생’ 정도를 알리는 데도 공들이고 있다. 한화갤러리아에 따르면 현재 제주공항면세점의 전체 매장 면적에서 국내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54.1%이며 전체 면적 중 중소중견 브랜드 비중 역시 38.9%를 차지하고 있다. 63빌딩이 다른 경쟁사의 입지 후보지에 비해 교통이나 관광자원 면에서 다소 약점이 있기 때문에 경영 능력과 중소기업 상생을 강조하고 나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기업의 진출 제한 때문에 면세점 사업을 검토하지 않던 이랜드그룹도 15년만에 대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서울시내 면세점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 쉐라톤호텔, 제주 켄싱턴호텔 등 국내외에 24개의 호텔,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는 이랜드그룹은 호텔리조트 사업과 면세점 사업의 시너지가 크기 때문에 항상 관심이 높았다. 입점 후보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김포공항 인근의 NC백화점 강서점과 강남의 뉴코아아울렛과 NC백화점 송파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반면 지난달 중순 일찌감치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을 설립하고 입지 후보지로 용산 아이파크몰을 발표한 현대산업개발과 신라면세점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채 경쟁사를 주시하고 있다. 업계 1위인 롯데 역시 입찰에 참여한다는 것과 가로수길, 김포공항 등을 후보지로 검토 중이라는 사실 외에는 잠잠하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1위인 롯데와 업계 2위인 신라는 면세점 경영 능력 면에서는 다른 경쟁사들보다 앞서 홍보전에서는 다소 여유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혜인 기자 hij@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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