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절감 따른 수수료 인하압박에 부담느껴인출·이자 배분 등 은행 간 조율 문제 적잖아
은행 자동화기기(ATM+CD기) 운용손실의 해법으로 ‘통합 운용’이 거론된다. 그러나 몇 해 전부터 지적된 사안임에도 은행들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있다.
최근 금융연구원에서는 보고서를 통해 “자동화기기 수가 여전히 과다하고 영업실적이 2011년 10월 ATM 수수료 인하 이후 적자”라고 지적하면서 ‘통합 운용’을 해법으로 내놨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자동화기기 수는 OECD 34개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2012년 기준 자동화기기 연간 운용손실은 1대당 약 166만원에 달한다.
비단 이런 지적은 이번에만 제기된 것은 아니다. 그럼 왜 은행들은 자동화기기 ‘통합 운용’에 적극적이지 않을까. 그 원인은 수수료 인하 압박 등이 주요인으로 지목된다.
은행에 자동화기기 운용은 단순히 이익을 얻는 창구가 아니다. 직접적인 수익을 가져다주는 사업모델이라기보다 고객에게 금융서비스를 전달하는 채널 중 하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은행들도 자동화기기 사업 전략을 수익극대화가 아닌 비용최소화의 원칙에서 접근한다. 적자를 감수하면서 운용한다는 것.
실제 무턱대고 줄여다가는 창구업무가 늘어나고 지점영업이 무료 또는 원가 이하 업무에 집중, 또 다른 수익 저하요인이 될 수 있다.
또 접근성이 떨어지는 고객을 중심으로 불편이 제기되면서 거래은행을 바꾸는 일도 벌어질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자동화기기 통합 운용은 ‘긁어 부스럼’이 될 수 있다. 자동화기기 수가 줄어들고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그에 상응하는 수수료 인하 압박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는 것.
또 운용 과정이 복잡해져 관리상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은행들이 ‘통합 운용’을 꺼리는 이유로 거론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기에 현금을 누가 채울 지와 인출·이자 배분 등 은행 간 조율해야 할 부분이 적잖다”며 “통합 운용에 대한 취지는 동감하나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고 토로했다.
김지성 기자 kjs@
뉴스웨이 김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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