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성장 2%선도 무너지나···수출 구조개혁·내수기반 확대 등 서둘러야
게다가 엔저(低), 유가하락, 미국의 금리인상 예고 등이 한꺼번에 겹쳐 신흥국 경제가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데다 국내 내수 회복세도 강하지 않아 한국경제 성장에 먹구름을 더하고 있다.
◇“중국 하반기 7% 성장 어렵다” 예측 = 실제로 상반기 7% 성장에 겨우 맞춘 중국 경제는 하반기 들어 더욱 휘청거려 3분기와 4분기에 7%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 29곳이 전망한 3분기 중국의 성장률은 평균 6.9%로 집계됐다.
이들 금융기관의 평균 전망치는 지난달 22일까지만 해도 7%였지만 한 달 새 눈높이가 낮아졌다. 만약 IB 예상대로 들어맞는다면 중국의 분기 성장률은 2009년 1분기(6.2%) 이후 26개 분기 만에 최저로 떨어진다.
UBS(6.9%), 바클레이즈(6.8%), 맥쿼리(6.8%), BMP캐피털(6.7%), ING(6.7%) 등은 중국이 3분기에 7%대 성장을 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미래에셋증권은 중국의 3분기 성장률이 6.5%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기관들의 4분기 전망도 6.9%였다.
이에 중국의 올해 연간 성장률이 7% 아래로 내려올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 정부도 경제성장률 7% 하회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은 현재 중국경제는 여전히 예측 가능한 범위내에 있다면서 중국 경제가 이미 중속성장의‘ 신창타이’(新常態)에 접어들었으며 성장률은 ‘7% 내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성장률이 7%아래라도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중국 경제가 올해 7%대 성장을 못 하면 톈안먼(天安門) 사태 다음 해인 1990년(3.80%) 이래 25년 만에 처음으로 성장률이 7% 아래로 떨어진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지난해(7.4%)보다 0.6%포인트 떨어진 6.8%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은 내년과 내후년에 각각 6.4%, 6.1% 성장을 하고 2018년에는 5.8%로 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성장률 전망의 토대가 되는 고용, 자본, 생산성 등 3가지 요소 모두가 중국에서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공장’ 중국 저성장에 세계경제 성장률도 ‘흔들’ = 중국의 저성장은 세계 곳곳에 영향을 미친다.
자원 최대 수입국인 중국 경제가 흔들리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은 속절없이 추락했다. 이에 러시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 등 자원 수출국들의 경제도 휘청거렸다.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이들 신흥국의 통화는 가파르게 하락해 위기감을 더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 경제가 불안하자 올해 상반기 세계 교역량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절정에 달한 1999년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중국 경제성장률의 하락과 궤를 맞춰 세계 성장률에 대한 눈높이도 낮아지는 추세다.
지난 7월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로 이전 예상치(3.5%)보다 0.2%포인트 내렸다.
IMF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경기 둔화의 부정적인 영향이 생각했던 것보다 심하게 나타났다며 중국발 악재 등으로 경기 하락 압력이 심해져 세계 경제 성장률의 전망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발 쇼크···한국경제 심대한 타격 우려 = 중국이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라는 점에서 중국 경제 부진이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친 측면이 강하다.
특히 한국 성장의 동력이었던 수출이 부진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내수마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가 올해 목표로 내세운 경제성장률 3% 달성이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한국은행은 최근 수정 전망에서 올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2.8%로 내렸다. 민간 연구소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2%대로 낮춘지 오래다. 블룸버그 통계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IB)들의 3분기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작년 9월에 4% 정도였으나 지난 8월 20일에는 2.4%로 무려 1.6% 포인트 추락했다.
게다가 ANZ 은행의 레이먼드 에이웅 애널리스트는 이달에도 수출 감소세가 이어진다면 3분기와 4분기 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IHS 이코노믹스는 2.0%, 국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2.1% 전망을 내놓는 등 2% 붕괴설에 현실감이 커지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일에 나온 8월 수출 실적 등을 토대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2% 포인트 낮춘 2.3%로 제시했다. 내년에도 경기가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며 무려 1%포인트 하향 조정한 2.2%를 전망치로 내놨다.
모건스탠리는 2017년에도 2.9%에 그쳐, 잠재성장률 이하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4%포인트 낮춘 2.4%, 3.3%로 제시했다. 무디스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0.5%포인트 낮췄다.
중국 경기 위축에 따른 수출의 급격한 위축과 최근 금융시장 대혼란, 그에 따른 신흥국 위기설 등으로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글로벌 IB등이 지속적으로 내리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성장세 둔화로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단편적인 문제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중국 기업들의 기술 발전으로 상대적으로 고급으로 분류하던 한국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고, 중국산 제품이 세계시장에서 한국제품과 경쟁하게 되는 것이야말로 심각한 문제라는 의미다. 이를 넘어서지 못하면 한국경제는 2%대 성장도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경제가 제조업 위주의 단순한 수출구조를 고부가가치 산업 위주로 수출구조 변화를 꾀하지 않고 노동, 공공, 서비스업 등 4대 구조개혁으로 탄탄한 내부를 기반으로 한 경제 펀드멘털을 갖추지 못하면 한국 경제호가 선진국 문턱을 넘지못하고 침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성배 기자 ksb@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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